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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생중계 없다...박찬호 경기도 못보나

2009-04-07 10:20

 올해 박찬호가 동양인 통산 최다승(124승) 기록을 세운다 해도, 국내 야구팬들은 그 장면을 못볼 가능성이 현재로선 점점 커지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한국프로야구로 이어진 중계권 협상의 어려움은 메이저리그(MLB)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MLB를 중계했던 케이블 Xports의 한 관계자는 7일 "우리는 사실상 손뗐다. 수익구조가 악화돼 높은 비용이 드는 MLB 중계를 현재로선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MLB 중계권은 IB스포츠가 갖고 있다. 2004년부터 4년간 4800만달러에 MLB 사무국과 독점중계권을 체결했던 IB스포츠는 지난해말 7년간 7000만달러에 재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IB스포츠가 Xports의 지분을 갖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Xports가 중계하려면 연간 1000만달러 정도를 내야 한다. 수익 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하게도, 7일 현재 Xports 채널의 편성표에는 MLB 경기가 없다. IB스포츠가 여타 케이블 채널에 판매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두 달간 야구 중계권을 놓고 시리즈처럼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WBC때 IB스포츠와 지상파 방송 3사가 중계권 협상 과정에서 힘겨루기를 해 논란이 됐는데, 결과적으로는 방송사측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가격으로 결론났다. 어쨌든 WBC는 막판 극적 합의로 생중계가 됐다.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대행사인 (주)에이클라가 케이블 채널과 협상중이지만 지지부진하다. 지난 4일 시즌 개막후에도 타결은 이뤄지지 않은 채, 양측 협의하에 중계부터 먼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볼 수 있었던 인터넷 MLB.TV도 올해부턴 한국과 일본 지역에는 경기종료 45분 후부터 시청 가능해 현재로선 MLB를 국내에서 생중계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이같은 정책도 IB스포츠의 국내 독점중계권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찬호가 필라델피아 5선발 자리에서 꾸준히 활약한다면, 추신수가 클리블랜드에서 홈런을 펑펑 쏘아올린다면 나중에 MLB 생중계가 일부분 재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가뜩이나 최근 몇년간 MLB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하락해왔다. 끝내 중계가 무산된다면 과거 NBA가 겪었던 한국내 위상 저하가 MLB로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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