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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단장 "복도에서 밥 못먹어"

2009-04-07 18:47

 7일 저녁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롯데자이언츠간 올 시즌 첫 맞대결. 경기 시작 전 3루측 롯데 더그아웃을 찾은 이상구 단장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졌다.

 더그아웃 안쪽 원정팀 라커룸 바깥 복도에 차려져 있는 선수들의 뷔페 음식이 있는 장소가 문제가 된 것이었다.

 애초 지난 시즌까지 원정팀 선수들을 위한 식사 장소는 원정선수 라커룸 안에 있었다.

 그러나 잠실구장을 공동 운영하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부터 원정팀 선수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준다는 '선의' 아래 라커룸 안에 있던 뷔페 음식을 복도 바깥으로 내놓은 것이다. LG와 두산측은 그 대신 복도 양쪽에 유리문을 다는 보완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 문이 항상 잠겨져 있는 것이 아닌데다 선수들은 물론 기자들이 복잡하게 왕래하는 상황이라는 게 이 단장의 눈에 거슬렸다.

 이 단장은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팀 관계자를 불러 "선수들이 방망이며 글러브 등을 갖고 왔다갔다하는 복도에 음식을 두는 것이 위생 측면에서 말이 되느냐. 당장 구단 관계자 회의를 소집해 시정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장은 "LG나 두산은 자기 팀 선수들이라면 이렇게 복도에 음식을 놔두도록 했겠느냐.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롯데 선수들도 복도에 음식이 놓인 것을 보고는 다소 생뚱맞다는 분위기였다.

 이에 대해 홈팀인 LG관계자는 "원정팀 라커룸의 공간 부족을 해결해주자는 취지였는데 원정팀이 불편해할 줄은 몰랐다"라고 해명하면서 "당장 내일부터 뷔페 음식을 라커룸으로 들여놓겠다. 원정팀 공간 확보 방안은 계속해서 찾아보겠다"라고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이후 국내 야구장 시설 개선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야구장인 잠실 구장도 비켜가지 못한 열악한 시설이 빚어낸 또 하나의 '촌극'이었다.

 또 전광판 교체 등 '보이는 곳'에 돈을 들이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경기 주체인 선수들의 편의시설 개선에 먼저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의 당위성을 절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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