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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김인식 감독의 상황에 맞는 작전 하나하나가 한국의 4강행을 만들어냈다.
승리는 뜻밖의 라인업에서부터 시작됐다. 1번타자 자리에 줄곧 기용됐던 이종욱의 이름 대신 이용규가 들어있었다. 이종욱의 타격감이 너무 좋지 않다보니 감이 좋은 이용규로 바꾼 것. 좀처럼 오더를 바꾸지 않는 김인식 감독이 이날 만은 용단을 내렸다. 그리고 적중했다. 이용규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일본 선발 다르빗슈에게서 안타를 뽑아내고 후속타자의 초구 때 도루까지 성공시켜 일본 수비를 흔들었고, 그것이 3득점의 시작이었다.
투수진 운용에서도 일본의 허를 찔렀다. 지난 9일 일본전서 일본타자를 힘으로 눌렀던 정현욱이 이날도 중간 계투진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끝내 내지 않았다. 대신 선발 요원인 윤석민과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일본타자들은 예상치 못한 윤석민과 김광현에게서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김 감독 용병술의 백미는 수비 시프트. 마치 일본 타자들의 타구를 미리 읽은 것 같았다.
4-1로 앞선 9회초 무사 1루. 일본 후쿠도메 고스케 타석 때 김 감독은 주자 견제를 위해 1루에 붙어있던 김태균을 뒤쪽으로 보내면서 파울 라인 옆에 바짝 붙게 했다. 주자는 신경쓰지 않고 타자의 장타에 대비하겠다는 뜻. 공교롭게도 후쿠도메는 우익선상으로 강하게 타구를 날려 안타가 되는가 했지만 김태균이 너무도 쉽게 공을 잡아 타자를 아웃시켰다.
미국 방송 캐스터는 "김 감독이 모든 수비를 관장한다.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에 낭비가 없다"며 극찬했다.
<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