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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응, 비교적 담담한 가운데 패인을 자신에게 돌려

2009-03-10 09:47

마쓰자카 "한국투수들 너무 어려운 공 던져"

 "화가 난다."

 이치로의 이 한마디가 일본열도의 반응을 대변하고 있다. 일본은 9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제2회 WBC 1라운드 순위결정전에서 0대1로 패한 후 충격에 휩싸여 있다. 경기 후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그라운드만 지켜보고 있었고 도쿄돔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경기 내내 외치던 함성은 잊은 채 고개를 저으며 경기장을 나섰다. 7일 한국과의 첫경기에서 14대2 콜드게임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기사를 쏟아내며 호들갑을 떨던 일부 언론마저 '조용히' 경기상보만을 실은 채 일본이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음을 알리는데 그쳤다.

 일본 선수들은 의외로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국 선발 봉중근과의 맞대결에서 3연타석 내야땅볼로 물러난 이치로만이 "화가 난다"며 격앙된 표현을 썼다. 나머지 선수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한국과의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마쓰자카는 "1위든 2위든 그다지 차이가 없다. 이 시점에서는 '좋은 경기였다' 정도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힌 뒤 "나오는 한국 투수 모두 어려운 코스로 공을 던졌다"며 한국 마운드를 극찬했다. '나 때문에 졌다'는 식의 반응도 있었다. 이날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4번타자 무라타는 "분하다. 4회 1사 3루 상황에서 외야플라이 하나만 때렸어도 됐는데 그걸 못 한 내 책임"이라며 스스로를 나무랐다. 메이저리거 포수 조지마 겐지 또한 "4회 김태균의 좌익선상 적시타 때 3루수 무라타의 수비 위치 변경을 지시했어야 한다. 그걸 못한 내 책임"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환상적인 제구력을 한국야구팬에게 과시했지만 단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이와쿠마도 "시작이 좋았다 해도 4회 첫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첫실점의 빌미가 됐으니 후회가 많이 된다"며 패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콜드게임패의 수모를 영봉승으로 되갚아준 한국야구에 대한 평가도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일본언론은 '일-한전 99년 이래 4승8패'라며 일본야구가 국제대회에서 한국에 열세인 것을 표시한 뒤 한국야구를 '라이벌'로 표기하고 있다. 이제는 더이상 '일본이 아시아 야구맹주', '한국은 야구 후진국'이라는 표현을 쓸 상황이 아닌 것이다.

 < 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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