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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1라운드 승자전에서 기다렸던 대결이 시작된다. 승리하면 2라운드 진출이 확정되기 때문에 결코 놓칠 수 없는 한판.
서로 상대의 기를 꺾을 최고의 카드를 꺼냈다. '일본킬러'로 명성을 쌓은 김광현과 '1000만달러의 사나이'로 일본에 이어 메이저리그까지 점령한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국가간의 자존심을 걸고 선발 대결을 펼친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다. 한-일 모두 대표팀을 구상하면서 준비했던 카드 그대로 나왔다.
지난 2007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주니치 드래곤스를 상대로 6⅔이닝 3이닝 1실점하며 '원조 일본킬러' 구대성을 이을 왼손 에이스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김광현은 지난해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킬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예선에서 5⅓이닝 동안 3안타 1실점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던 김광현은 가장 중요했던 준결승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 8이닝 6안타 2실점(1자책)하며 일본의 자존심을 뭉갰다.
150㎞의 빠른 직구에 속도를 조절하는 슬라이더가 일품인 김광현은 특히 제구가 뛰어나지 못해 오히려 일본 타자들이 헤매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큰 경기를 즐기는 대담성도 가지고 있다.
일본 언론도 김광현을 '일본 킬러'로 인정하고 한국이 도쿄에 입성할 때부터 집중적인 취재를 했었다. 하와이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코칭스태프의 걱정을 사기도 했지만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렸다. 5일 불펜피칭에서 시즌때의 구위를 찾았다는 평가.
김광현과 맞설 마쓰자카는 이번이 한국에게 설욕하는 자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과 3~4위전 한국전에 모두 선발등판했으나 이승엽을 앞세운 한국 방망이에 무릎을 꿇었던 아픔이 있다. 당시 나이 스무살. 이제 스물아홉이 된 마쓰자카는 많은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18승3패에 방어율 2.90으로 초특급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 150㎞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커터 등 다양한 변화구로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
멋진 완투 경쟁이나 탈삼진 경쟁을 볼 수는 없다.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한계투구수 70개의 싸움. 그러나 70개를 가지고도 누가 더 잘던지냐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명암이 갈린다.
< 도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