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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전지훈련 엿보기] 새벽부터 심야까지 "24시간이 짧다"

2009-01-20 10:00

 "세 탕씩 합니다."(최만희 코치) "그래도 (훈련량이) 지난해보다 준 겁니다."(주장 곽희주)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의 동계훈련에는 새벽 훈련이 빠질 수 없다. 어두컴컴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찬바람이 불어 밖으로 나온 사람도 방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새벽을 깨운다. 처음 차 감독과 한솥밥을 먹는 선수들은 새벽부터 조깅하는 게 무척 힘들다.

◇ "하나 둘 하나 둘…" 단내나는 순발력 강화훈련
 수원 선수들이 순발력 강화 훈련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 자, 몸부터 풀어보자구~
  ②이관우(왼쪽) 등이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2008년 더블을 달성한 수원 삼성은 지난해와 똑같이 경남 남해스포츠파크에 동계훈련 캠프를 차렸다. 8일 소집해 남해에 내려온지 일주일 이상 지났다.

 수원 구단의 하루 스케줄은 '훈련'으로 빼곡하게 차 있다. 훈련만 하루에 거의 세 번. 일요일에는 좀 줄어든다.

 새벽 훈련은 차 감독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거창한 훈련은 아니다. 약 30분 동안 숙소 호텔 앞 인조잔디 구장을 쉼없이 달린다. 그런데 이게 익숙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고역이다. 차 감독도 일어나 선수들을 관찰한다. K-리그 다른 구단에선 새벽 훈련이 자율이거나 거의 사라졌다.

 왜 차 감독은 선수들의 새벽잠을 깨워 뛰게 할까. 그는 "선수들을 일부러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거다. 그래야 스스로 강해지고 어려운 가운데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수원 선수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면 녹초가 된다. 새벽에 조깅으로 땀을 빼고 아침 식사를 한 후에는 오전 전술 훈련을 한다. 점심 식사를 하고 잠시 쉬면 다시 오후 훈련. 대학 팀들과의 연습 경기로 실전 감각을 익힌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저녁 9시 무렵. 선수단 미팅을 통해 그날 훈련을 평가한다.

 강도 높은 훈련은 부상도 낳았다. 남궁웅 이현진 김선일 등이 코뼈, 무릎 등을 다쳐 나가 떨어졌다. 부상도 경쟁의 한 부분이다.

 19일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의 표정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는 중국 국가대표 출신 리웨이펑은 "훈련 강도가 세지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주장으로 뽑힌 곽희주는 "훈련 강도가 세다. 한 달 쉬다 훈련을 하는거라 몇몇 선수들이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새로 합류한 선수들은 많은 운동량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자칫 강도가 센 훈련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흐트릴 수도 있다. 선수들의 불평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원은 올해 분위기가 가장 좋다고 한다. 지난해 우승 주역 마토(오미야) 이정수(교토) 등이 일본으로 떠났다. 조원희도 해외 진출을 추진하며 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은 상태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 어수선할만도 한데 그 반대라고 했다. 백지훈은 "올해 분위기가 제일 좋다. 선수들이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열심히 한다"며 이름값으로 볼을 차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올해 수원의 야망은 K-리그 2연속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이다. 그 꿈을 위해 땀과 무한경쟁은 필수조건처럼 보였다. 수원은 24일부터 홍콩 구정 대회에 출전한다.

 < 남해=노주환 기자 scblog.chosun.com/no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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