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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의 세계] 배구 올드스타전 '몸따로 마음따로'

2009-01-20 08:50

◇ 올드 스타전에 출전한 장윤희(가운데)가 공격을 성공시키자 팀 동료인 강만수(왼쪽부터), 최천식, 문용관 등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scblog.chosun.com/cjg>
  몇해전 프로야구 올스타전 행사에서 왕년의 스타들이 팀을 이뤄 경기를 펼쳤다. 삼성 선동열 감독이 시속 140km짜리 직구를 뿌리며 녹슬지 않은 어깨를 자랑했다. 하지만 세월에 장사가 없듯 중년에 접어든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땅볼을 잡지 못해 알을 까는 모습에 팬들은 더욱 즐거워했다.

 지난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에서도 오픈경기로 배구 올드 스타들이 총출동해서 한판 경기를 펼쳤다. 왕년의 스타들을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체육관을 찾았다. 심지어 일본에서 건너온 팬들도 눈에 띄었다.

 정작 올드 스타들은 마음같지 않은 몸동작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강만수, 마낙길, 최천식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떨리게 했던 배구 스타들. 하지만 이제 이들도 몸따로 마음따로의 중년 아저씨로 변했다. 툭 튀어나온 뱃살 때문에 점프라기 보다는 제자리 뛰기 정도에 불과했다. 70~80년대 '거포'로 아시아를 호령했던 강만수 전 현대자동차 감독은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코트에 등장했지만 경기내내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웃음거리를 선사했다. 경기후 강 전 감독은 "오랜만에 손가락에 반창고를 붙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70년대 장충체육관을 자주 사용했는데 그때의 열기가 되살아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반면 여자 선수들은 여전히 매서운 스파이크와 죽지 않은 점프력을 선보이며 박수를 받았다. 선배들의 경기를 지켜본 몇몇 현역 여자 선수들은 "은퇴한지 오래됐는데도 저런 스파이크를 때리는 걸 보니 놀랍다.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코트로 복귀할까 겁난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배구팬들은 오랜만에 올드 스타들의 얼굴을 보며 추억 속에 빠지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신창범 기자 scblog.chosun.com/us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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