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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 '전구단 상대 승리' 묘한 방정식

2009-01-04 11:56

 ◎…"한 시즌 농사 보증수표잖아요."

 지난 연말연시 프로농구판의 주요 관심사는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누가 먼저 하느냐'였다.

 가장 유력하던 동부와 모비스가 각각 천적인 삼성과 오리온스에게 3전 전패를 당하면서 관심은 고조됐다.

 결국 무서운 연승행진을 하던 삼성이 1일 KT&G전에서 맞대결 2연패 끝에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팀이 됐다.

 반면 같은 날 LG를 상대로 같은 기록에 도전했던 전자랜드는 82대94로 패하자 땅을 쳤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아도 삼성이 패할 경우 4일 모비스전에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노릴 수 있었던 LG도 입맛을 다시기는 마찬가지.

 이 기록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9개 상대팀을 한 번씩 이길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갖췄다는 증표 외에 또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박 보증수표다. 종전 12차례 시즌에서 가장 먼저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둔 팀은 동부, KCC, 삼성, LG, SK, 모비스 등 6개 팀 밖에 안된다. 일단 명문 구단의 지표가 된다.

 이 가운데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금자탑을 이룬 경우는 1997∼1998(KCC), 2004∼2005(동부), 2006∼2007(모비스), 2007∼2008시즌(동부) 등 네 차례에 이른다.

 1999∼2000시즌부터 2001∼2002시즌까지 3시즌 연속해서는 KCC, LG, SK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 구단 상대 승리가 잘하면 챔피언결정전, 못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행운을 안겨주니 무관심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는 법. LG는 종전 12시즌 가운데 유일하게 2005∼2006시즌에 가장 먼저 이 기록을 달성했다가 정규리그 8위의 쓴맛을 봤다. LG가 1일 삼성에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선점당하자 아쉬워하면서도 "오히려 잘됐다"고 금세 자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최만식 기자 scblog.chosun.com/cms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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