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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 콘타도르, 포스트 암스트롱 시대 열다

2007-07-30 07:52

 스페인의 알베르토 콘타도르(25.디스커버리채널)가 세계 최고의 사이클잔치인 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투르 드 프랑스)의 94번째 챔피언이 됐다.

 콘타도르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마르쿠시스에서 파리 샹젤리제까지 146km에서 열린 제20구간을 끝으로 종합집계 기록에서 91시간26초로 호주의 카델 에반스(30.프레딕토르-로토)와 팀 동료인 미국의 리바이 라이파이머(34)를 각각 23초와 31초 차이로 따돌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콘타도르는 1997년 24세였던 독일의 얀 울리흐 이후 최근 10년간 '마이요 존느(옐로 저지.종합우승자가 입는 노란색 상의)'를 입은 가장 젊은 선수로 기록됐다.

 그는 1991년부터 1995년까지 5년 연속 정상에 올랐던 미겔 인두라인 이후 12년만에 스페인 출신으로 투르 드 프랑스를 제패했다.

 23초 차이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투르 드 프랑스 104년 역사상 두 번째로 적은 격차다. 1989년 미국의 그렉 르몽은 프랑스의 로렝 피뇽을 7초 차이로 따돌렸다.

 시상대에서 옐로저지에 키스한 콘타도르는 "꿈이 이뤄졌다"면서 "(25세 이하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화이트 저지를 목표로 했지만 옐로 저지까지 가지게 될 줄은 몰랐다"고 기뻐했다.

 투르 드 프랑스를 7연패하고 은퇴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은 "우리는 스페인 사이클과 아마도 세계 사이클의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산악 스페셜리스트인 콘타도르는 피레네산맥 첫날인 제14구간에서 우승하면서 중간집계 2위로 도약했고 선두를 달리던 덴마크의 미샤엘 라스무센(33.라보뱅크)이 도핑 의혹을 받고 26일 레이스에서 쫓겨난 뒤 여유 있게 '옐로 저지'를 지켜왔다.

 콘타도르는 종합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제19간 개인 독주(타임트라이얼)에서 독주에 강한 경쟁자들보다 뒤져 격차가 줄어들었지만 중간집계 기록에서 에반스와 라이파이머보다 각각 23초와 31초 차이로 앞서 우승을 굳혔다.

 콘타도르는 랜스 암스트롱과 닮은 꼴이다.

 암스트롱이 은퇴하기 전까지 뛰었던 디스커버리채널 소속이며 고환암을 이겨내고 인간승리를 이뤄냈던 암스트롱처럼 콘타도르도 죽음의 위기를 이겨냈다.

 콘타도르는 2004년 레이스 도중 뇌출혈을 일으켜 핏덩어리를 제거하는 뇌수술을 받았다. 콘타도르는 2005년 투어 다운 언더에서 제5구간을 우승하면서 부활을 알렸다.

 그는 그 해 투르 드 프랑스에 처음 참가해 31위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지난 해 대회에는 직전 도핑스캔들에 연루돼 출전 기회를 박탈당했고 나중에야 혐의가 벗겨졌다.

 올해 투르 드 프랑스를 앞두고는 3월 2007 파리-니스에서 구간 우승 2차례를 비롯해 종합우승을 안으며 활약을 예고했다. .

 최고 스프린터에게 주어지는 '그린 저지'는 벨기에의 톰 부넨(37.퀵스텝)에게 돌아갔고 산악에서 뛰어난 선수에게 주는 '폴카닷 저지'는 콜롬비아의 후안 마우리시오 솔레르(24.발로월드)가 차지했다.

 팀 순위에서는 디스커버리채널 프로사이클링팀이 273시간12분52초의 기록으로 케스 데파르뉴와 CSC를 20분 안팎으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이날 다니엘레 벤나티(27.람프레-폰디탈)는 3시간51분3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제17구간에 이어 두 번째로 구간 우승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종합우승자 플로이드 랜디스가 도핑 양성판정을 받았던 지난 해에 이어 도핑 사건으로 얼룩졌다.

 대회 전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카자흐스탄 출신 알렉산드레 비노코로프(34)가 제13구간 우승 후 했던 도핑 검사에서 혈액 도핑을 했다는 것이 밝혀져 소속팀인 아스타나는 팀 전체가 기권했다.

 9일 연속 선두를 달리며 종합우승의 가능성을 굳혔던 라스무센은 레이스 종료를 불과 4일 앞두고 대회 전 훈련장소를 알리지 않아 도핑검사를 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레이스를 그만둬야 했다.

 콩피디 팀은 이탈리아의 크리스티앙 모레니(35)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양성 반응이 나오자 팀 전체가 레이스를 포기했다.

 8일 영국 런던에서 시작해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을 거치며 프랑스 전역을 시계방향으로 돌아 파리 샹젤리제 거리까지 3553.9km에 걸친 '죽음의 레이스'는 도핑 문제 해결을 숙제로 남기고 장장 23일의 막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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