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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축구] 한-일전 역대 명승부 열전

2007-07-27 11:00

 '후지산이 무너져 내립니다'

 축구대표팀 한.일전 최고의 명승부는 단연 199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을 꼽는다.

 이민성의 역전골이 터진 순간 흥분한 중계 캐스터의 입에서 나온 말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1993년 한국이 이뤄낸 '도하의 기적'에 다 잡았던 월드컵 본선 티켓을 놓친 일본은 4년이 흘러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대단한 기세로 설욕을 노렸다.

 후반 22분까지 팽팽한 0-0 긴장이 이어졌다. 한국의 트래핑 실수를 역습 찬스로 연결한 야마구치가 골키퍼 김병지가 나온 것을 보고 로빙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패색이 짙어진 한국은 교체 멤버 서정원이 종료 7분을 남기고 최용수의 헤딩 패스를 머리로 꽂아 동점을 만들었다. 5만여 일본 관중이 찬물을 끼얹은듯 침묵에 빠져든 순간.

 이어 후반 41분 이민성의 왼발 바운드 슛은 가와구치의 손끝을 지나쳐 다시 네트를 흔들었다. 가장 극적인 시간에 터진 동점, 역전골로 오래도록 기억된 승부였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한.일전도 숨막혔다.

 역시 적지였고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했다. 전반 미우라의 선제골이 터졌고 한국은 허둥댔다.

 그러나 후반 8분 황선홍의 기막힌 힐 패스에 이어진 유상철의 동점골이 나왔다. 기세를 업고 후반 33분 황선홍의 헤딩슛으로 역전에 성공한다.

 하지만 후반 41분 일본에 다시 동점골을 내줘 승부는 원점. 인저리타임 황선홍은 일본 수비의 핵 이하라에게 걸려 넘어졌다. 그리고 황선홍의 페널티킥 결승골. 열도를 뒤흔든 3-2 승리였다.

 1979년 한.일 정기전은 골 세례를 퍼부은 경기로 기억되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석 달전 도쿄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러 나온 태극전사들 중엔 최근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된 박성화가 있었다.

 전반 16분 박성화의 왼발 발리슛, 이어 추가골. 일본이 1-2로 따라붙자 박성화는 후반 초반 이영무의 힐 패스를 그대로 꽂았다.

 박성화는 한.일전 해트트릭을 했고 한국은 신현호가 한 골을 추가해 4-1로 대승했다.

 한국은 일본과 68차례나 맞붙어 38승18무12패로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 이후엔 2승2무2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 58위, 일본 36위로 22계단이나 떨어진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05년 동아시아대회 0-1 패배. 2년 만에 설욕을 해야 할 시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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