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젊은 투수들 자기개발 해라" |
현대 김시진 감독이 27일 잠실 LG전에 앞서 투수들의 자기 개발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요즘 젊은 투수들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따끔한 지적이었다.
새 구질을 익히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설명. 메이저리그 혹은 일본 야구가 국내에도 널리 소개되는 요즘, 텔레비전 중계 화면만 봐도 좋은 구질을 배울 기회가 많아졌는데 도통 열의가 없다고 한다. 김 감독은 "한두 번 던져 보다가 잘 안 되면 다들 포기하는데 그게 문제"라며 "안 되면 더 노력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과거의 훌륭했던 구질 개발 사례로 SK 조웅천과 롯데 이상목을 지칭했다. "그 친구들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조웅천은 싱커를 못 던지던 투수가 싱커 배운 다음에 선수 생명이 엄청 늘어났고, 이상목은 포크볼 하나 배운 다음에 FA 계약 때 거액을 챙기지 않았는가."
빠르지 않은 직구에도 불구하고 좋은 싱커 덕분에 조웅천은 수년 전부터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셋업맨으로 활약중이다. 올시즌에도 역대 투수 최초로 통산 7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우며 만 서른여섯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맹활약중이다.
이상목은 더욱 극단적인 케이스다. 90년 삼성에서 데뷔한 뒤 에이스 반열에 오르지 못했던 그였지만 2003년 한화에서 15승을 거둔 뒤 그해말 롯데와 4년간 22억원짜리 대박 계약을 터뜨렸다. 모두 포크볼의 힘 덕분이었다. 올해 별다른 활약은 없지만 여전히 이상목은 포크볼을 던지는 몇 안되는 국내 투수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시즌중에 새 구질을 익히기는 어려운 일. 김시진 감독은 오프 시즌을 포함해 그간 국내 젊은 투수들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실망스런 점이 많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야구계에 '몸쪽 공을 못 던지면 가족을 먹여살리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김 감독은 그에 더해 새 구질의 중요성도 강조한 셈이다.
<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