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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축구] 베어벡호 '이란 넘으면 우승 보인다'

2007-07-20 09:08

 치욕의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서 기사회생해 8강에 오른 베어벡호가 47년 만의 2007 아시안컵축구 우승을 향한 2단계 도전으로 이란과 '외나무 다리' 대결을 펼친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오후 7시20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아시아 최고의 난적' 이란과 8강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6위로 한국(58위)보다 12계단이나 높은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승점3)로 8강에 턱걸이한 한국과 달리 2승1무(승점7)로 무패행진을 벌이며 가볍게 8강에 점프했다.

 특히 이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선제골을 내준 뒤 내리 2골을 뽑아 역전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도 중국에 2골을 내준 뒤 2골을 따라가는 저력을 보여준 데 이어 마지막 경기에서 말레이시아를 2-0으로 따돌리고 8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한국과 이란은 역대전적에서 8승4무8패로 한치도 양보없는 접전을 펼쳐왔다.

 하지만 아시안컵 본선무대에서는 1972년 태국대회 결승에서 처음 만나 1-2로 패한 뒤 통산 2승3패로 다소 열세에 있다.

 특히 한국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대회부터 이번까지 4회 연속 8강에서 이란과 격돌하는 묘한 인연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조별리그 탈락 문턱까지 경험했던 태극전사들은 껄끄러운 상대인 이란을 넘어 그동안 국내 축구팬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란만 넘으면 4강에서 이라크-베트남 승자와 대결하게 돼 우승까지 넘겨볼 수 있는 기회가 온다.

 현지에서도 한국-이란전을 '미리보는 결승'으로 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8강에서 한국과 이란, 호주와 일본이 너무 빨리 만났다는 말도 나온다.

 이란 사냥의 전방 스트라이커는 '중동 킬러' 이동국(미들즈브러)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이동국은 2000년 대회와 2004년 대회 8강전에서 이란을 상대로 모두 골 맛을 봤던 유일한 태극전사다.

 좌우 측면은 돌파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최성국-이천수(이상 울산) 콤비가 좌우 날개로 나설 공산이 큰 가운데 발목 타박이 있는 최성국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할 경우 염기훈(전북)이 대신 나설 수도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중원 사령관 역할을 맡는 공격형 미드필더.

 인도네시아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김정우(나고야)의 선발 출전이 기대되지만 찔러주기 패스에 능한 김두현(성남)의 투입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수비형 미드필더와 포백(4-back) 라인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와 크게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김상식-손대호(이상 성남)의 '더블 볼란테'조는 그동안 좋은 평가를 받았고, 세 경기 연속 중앙 수비를 맡아온 강민수-김진규(이상 전남)조는 붙박이가 됐다.

 문제는 좌우 윙백. 조별리그에서 두 차례 출전해 1승1무를 거둔 김치우(전남)-오범석(포항)조의 출격이 유력하다. 골키퍼는 주장 이운재(수원)의 몫이다.

 베어벡호는 20일(한국시간)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탈링자야 경기장에서 이란전에 대비한 전술훈련을 통해 이란 사냥을 위한 실전연습에 땀을 흘렸다.

 좌우 측면 크로스에 의한 약속된 플레이와 전방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을 가다듬은 베어벡 감독은 인도네시아보다 나아진 잔디사정에 만족한 듯 웃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최성국은 "기적적으로 8강에 오른 만큼 계속 행운이 따를 것"이라며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전설의 골잡이' 알리 다에이의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는 바히드 하세미안(하노버)이 최고 경계대상이다.

 또 중앙 미드필더를 지키고 있는 '이란의 마법사' 알리 카리미(뮌헨)와 조별리그에서 2골을 뽑은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은 한국 수비진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요주의 선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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