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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태권도' 가능성 찾았다...새 규칙 적용

2007-04-13 17:13

 조금 변화를 주니 재미있는 경기를 위한 방법이 보였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밭으로 효자노릇을 하면서도 재미없고 지루한 경기라는 오명을 얻은 국기(國技) 태권도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제1회 실업연맹회장기 전국태권도대회가 이틀 일정을 마치고 13일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가 관심을 모은 건 난이도 높은 기술과 화끈한 공격력을 유도, 재미있는 경기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경기규칙의 적용이었다.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가장 눈에 띈 건 수비지향적인 경기운영을 차단하려는 15초룰이다.

 5초간 공격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심이 '10초'를 선언한다. 이후 10초 동안 다시 상호 공격 및 반격이 없다면 양 선수 중 공격 의사가 없는 선수에게 1회 경고 후 2회부터 감점을 적용했다.

 뒤차기와 돌개차기 등 고난이도의 회전기술을 이용한 공격에 대해서는 추가 점수를 줬다. 동점일 경우 서든데스로 진행되는 연장전을 치르지 않고 난이도 높은 기술을 성공시킨 선수에게 승리를 안겼다.

 경기장은 10x10m 정방형에서 지름 10m의 원형(78.5㎡)으로 바뀌면서 넓이가 20% 넘게 줄어 선수들로서는 경기 운영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15초룰 때문에 가만히 서 있다 반격으로 점수를 야금야금 따먹던 경기는 힘들어졌다.

 고난이도 기술 시도도 크게 늘었다. 김태일 실업연맹 회장은 "보통 2분 3회전 한 경기에서 발차기 공격은 15차례 정도 이뤄졌는데 이번 대회 개인전이 열린 첫 날의 경우 세 배 가까이 늘어난 평균 42회 정도가 나왔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김세혁 삼성에스원 감독은 "예전에는 뒤후려차기나 돌개차기 등 화려한 기술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찾아보기 힘들어지다 이번 대회에서는 부쩍 시도가 늘었다"고 말했다.

 남자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한국가스공사의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감학환도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려니 힘들었지만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밖에 없도록 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가만히 서 있을 수 없다 보니 체력소모도 커졌다. 결국 기술이 좋고 체력도 뒷받침된 선수들이 유리하게 만들려는 연맹의 의도는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첫 시도이다 보니 많은 경고로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긴다, 15초룰 때 한 선수가 아닌 양 선수 모두에게 감점을 줘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지적들도 나왔다.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이사는 "보다 경쟁이 심한 대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규칙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15초룰이나 원형 경기장 사용 등의 성과에 대해서는 세계태권도연맹에도 도입을 제안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태일 실업연맹 회장은 "규정을 좀 더 다듬어 오는 9월 열릴 연맹 주최 대회에서는 팬들에게 제대로 심판받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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