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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TF 장영재 "폭행 유도한 것 아니다"

2007-04-13 16:36

 "누구는 내가 어제(12일) 같은 사태를 유도했다고 하는데 어제 같은 일은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 아무도 몰랐을 거다"

 창원 LG 용병 퍼비스 파스코(27)에게 폭행을 당하고서도 사태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덩달아 징계를 당한 부산 KTF의 장영재(31)는 1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며 당혹스러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징계보다 더 당혹스러워 하는 것은 일부 네티즌의 반응이었다.

 LG 팬이나 일부 네티즌 중에는 '1년 내내 출전하지 않던 장영재가 12일에는 파스코의 폭행을 유도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코트에 나온 것 아니냐'고 음모론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장영재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우선 12일 갑작스런 출전에 대해서는 "시즌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말 상무와 연습경기 도중 왼쪽 발목을 다쳐서 수술을 받았고, 시즌 내내 재활에만 집중했다. 안 나온 게 아니라 못 나왔다"며 "어제(12일)는 우리 팀 애런 맥기가 출전정지를 당한 데다 백업 센터 남진우마저 발목 골절로 뛸 수 없었기에 내가 출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달 전에서야 비로소 팀 훈련에 합류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완전하지 못해 12일 출전도 고민 끝에 결정했다는 것.

 그는 작전상 파스코의 공격을 파울로 끊으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한 파울이 그리 심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장영재는 "상대 팀도 내가 파울을 할 것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슛 동작 파울을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림에 다가가기 전에 미리 파울로 공격을 차단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까 내 파울이 거칠어 보일 수는 있었겠지만 파울 자체는 그리 심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후회하는 대목은 따로 있었다. 파울을 당해 흥분한 파스코에게 자신이 욕을 하지 않았다면 사태 악화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

 장영재는 "파울을 한 직후에 파스코가 내게 팔꿈치를 휘두르며 (영어로) 욕을 하기에 순간 위협을 느끼고 나도 모르게 욕을 했다. 좀 더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부끄럽다"고 말했다.

 흥분한 파스코가 자신 뿐만 아니라 심판까지 폭행한 끝에 LG에서 퇴출 조치를 받고 제명까지 당한 데 대해서는 같은 농구 선수로서 연민의 정을 표시했다.

 "외국인이든 국내 선수든 함께 운동하는 선수들끼리 누가 퇴출에 제명을 유도하겠느냐"라는 것.

 장영재는 올 시즌 처음이었던 10분47초의 출전이 엄청난 폭행 사태로 이어 진데 대해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뉘우칠 건 뉘우치고 코트에 더 자주 나가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만이 자신을 믿어준 추일승 감독과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13일 구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앞으로 더욱 분발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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