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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백은비 "국제재무설계사가 꿈"

2007-04-03 17:24

 "이제부터 진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거죠."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미녀스타' 백은비(28)가 20년의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국제재무설계사(Certified Financial Planner)의 꿈을 향해 조심스런 첫 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백은비는 지난달 21일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사직서를 소속팀인 춘천시청에 제출했다. 1987년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얼음판과 인연을 맺은 뒤 20년을 함께 해온 스케이트 부츠와 작별인사를 고한 것.

 백은비는 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한계를 느꼈어요. 팬들은 더 좋은 모습을 원하고 있지만 옛날에 보여줬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니까요. 더 이상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은퇴 결심을 내리기 전까지 힘들었던 속내를 살짝 내비쳤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최연소 선수로 출전해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 여자 빙상의 '미래'로 손꼽혔던 백은비는 그동안 국내 여자 1500m와 3000m에서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2003년 제5회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3000m 은메달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 소식을 안겼고 15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선수 생활의 절정을 달렸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도핑 파문에 시달리면서 메달 박탈 위기까지 몰리는 끔찍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또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갑작스레 높아진 기준 기록으로 0.5초 차로 태극 마크를 달지 못하는 안타까운 순간을 겪기도 했다.

 백은비는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보람도 있었죠. 선수 생활에서 가장 빛을 발했을 때 같았어요"라고 돌아봤다.

 현역 생활을 마친 백은비의 새로운 진로는 뜻밖에 보험설계사. 지난달 사직서를 낸 뒤 외국계 보험회사에 입사해 연수교육을 받느라 새벽잠을 설치고 있다.

 백은비는 "은퇴를 고민할 때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처음에는 이런 일을 해야 하나 생각도 했지만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기에 딱 맞겠다는 결심이 들더군요"라며 "운동만 하다 보니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었는데 보험설계사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잖아요.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즘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회사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교육을 받고 밤 늦게 퇴근해요. 밤에 복습을 하고 나면 하루에 평균 1시간 정도 밖에 못 자는 거 같아요"라고 웃음을 지었다.

 백은비는 "앞으로 연수기간만 2년이 걸린다고 하네요. 꾸준히 실력을 키워서 국제재무설계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라며 빙상계의 '얼짱'에서 보험계의 '미녀스타'로 발돋움을 하는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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