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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광' 부시 미국대통령, ML개막전 시구 또 거부

2007-04-03 12:22

女우주비행사-작년 비행기사고 사망 부인-아들 참가
 
 메이저리그 개막과 함께 각 팀은 독특한 시구자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개막전 시구 전통을 거부해 야구팬들을 실망시켰다.

 화요일(3일ㆍ이하 한국시간) U.S. 셀룰러필드에서 벌어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경기엔 NASA 소속 여성 우주비행사인 조앤 히긴보섬씨가 시구를 했다. 또 뉴욕 양키스의 개막전엔 지난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전 양키스 투수 코리 리들의 아내와 아들이 시구를 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반면, 워싱턴 백악관에 살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야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워싱턴 연고구단이 대통령의 시구로 홈 개막전을 치른 것은 지난해까지 전체 65경기 가운데 46번이나 된다.

 이 전통은 1910년 태프트 대통령이 워싱턴 세내터스 개막전 시구를 처음 시작한 이후 이어져 온 전통. 대공황이 미국을 휩쓴 20년대와 2차대전이 벌어진 40년대에도 계속됐다. 27년부터 12년 연속, 46년 이후에는 13년 연속 대통령이 시구를 할 정도였다. 한국 전쟁이 벌어진 50년대 초반에도 대통령의 시구는 계속됐다. 열렬한 야구팬인 트루먼 대통령은 51년과 52년 시구를 담당했다. 이처럼 대통령의 시구는 '중요 업무'가 됐다.

 세내터스가 71년을 마지막으로 팀이 없어졌고, 지난 2005년 워싱턴 내셔널스가 또다시 워싱턴을 홈으로 삼았다. 그해 부시 대통령은 전통에 동참해 시구를 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체니 부통령이 대신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야구팬들로부터 부시 대통령을 대신해 야유를 받아야 했다.

 올해도 부시 대통령은 중요 업무를 이유로 초청을 거부한 것. 체니 부통령 역시 거절했다.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였고, 야구광으로 소문난 부시 대통령이지만 수많은 인파 속에서 수모를 겪고 싶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 신창범 미국 특파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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