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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야구장으로] 이종범 프로야구선수 협회장

2007-04-02 12:08

"승엽같은 수퍼스타 나와야"

해외야구 집중 방송…국내야구 인기 시들
꿈나무 의욕꺾는 '용병 제도' 폐지 바람직
 ① 팬 : 정태석 LG트윈스닷넷 운영자
 ② 선수 : 이종범 프로야구선수협회장
 ③ 지도자 :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
 ④ 구단 : 신영철 SK 와이번스 사장
 ⑤ KBO : 하일성 사무총장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야구를 시작했다. 내가 야구선수인 데도 학부형의 시각에서 아들의 미래를 생각해 보니 솔직히 걱정된다. 아들이 컸을 때 야구가 생계수단이 될 수 있을지, 야구를 선택한 걸 여전히 자랑스러워 할지…. 농담이지만 "넌 왜 프리미어리그 가려고 하지 않고 야구를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야구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비단 야구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방송에서 매일 수준 높은 메이저리그를 틀어댄다. 이러니 국내 야구를 보면 성에 차지 않는 것 같다.

 프로스포츠가 다 그렇지만 야구가 살아나려면 스타가 많이 나와야 한다. 이승엽 같은 수퍼스타가 팀당 한두 명씩 필요하다. 팬들은 스타의 멋진 플레이에 열광한다.

 젊은 후배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프로야구 부흥에 앞서 자신을 위해서다. 스타가 되면 무엇보다 먼저 몸값이 올라가지 않는가. 한화 류현진 같은 선수가 많이 나와야 한다.

 그냥 '잘하는 선수'와 슈퍼스타의 차이는 어떻게 보면 종이 한 장이다. 그러나 그 한 장이 중요하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게 한두 시즌 잘했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한두 해 반짝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추스르고, 방심하지 말고 꾸준히 약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야구를 즐기는 풍토가 마련되어야 한다. 야구를 해도 생계에 지장이 없다는 최소한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

 이 맥락에서 외국인 선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야구뿐 아니라 모든 프로스포츠에 지금 외국인 선수들이 뛰고 있다. 팀마다 한두 자리, 특정 포지션은 외국인 선수 몫이다. 이러다 보니 꿈나무들의 의욕이 꺾인다. 열심히 해봤자 나중에 물 건너 온 선수들에게 밀리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제도는 폐지했으면 좋겠다. 경기력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지난해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때도 입증됐지만 우리 선수들의 수준이 낮지 않다. 오히려 의욕을 부여해 수준을 향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요미우리 선수들은 쉬는 월요일에 유니폼 입고 근처 학교에서 아이들 급식을 도와준다. 우리도 이런 걸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사회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야구 선수가 운동만 잘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몸으로 보여야 팬들도 마음을 열지 않을까.

 나도 생각한 게 하나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초등학교를 돌아다니며 야구 얘기를 해 줄 작정이다. 내 얘기를 들은 어린이 가운데 나중에 훌륭한 선수가 나오기를 꿈꾸면서 말이다. <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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