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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공인 휠체어 테니스 '여왕' 홍영숙씨

2007-01-19 08:07

 "장애인 스포츠가 아직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받은 상이라 더 기쁩니다. 제가 아니라 휠체어 테니스란 종목이 조금이나마 더 알려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휠체어 테니스 선수가 '세계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최근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선정한 '2006년 올해의 선수'에 뽑힌 홍영숙(39.여. 대구 달성군청)씨가 그 주인공.

 올해의 선수는 세계적인 휠체어 테니스 대회인 'NEC 투어'에 참가한 선수들 중 기량과 스포츠 정신이 가장 빼어난 이를 정해 수상하는 행사로 매년 남녀 1명씩을 뽑는다.

 홍씨는 이번에 일본의 구니다 신고 선수와 함께 상을 받는다.

 소아마비 장애인인 홍씨는 여자 휠체어 테니스 세계 랭킹 7위로 국내에선 최강자다.

 그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경기에서 아시아 대회 2년 연속 금메달을 따는 등 실력이 많이 향상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수상이 결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휠체어 테니스는 공을 두 번까지 튀겨(투바운드) 넘길 수 있는 규정을 빼면 일반 테니스와 규정이 같다.

 경기도 거칠어 500만원이나 하는 특수 휠체어를 타야 하지만 홍씨는 이 운동의 매력이 '중독'처럼 강렬하다고 했다.

 그는 청소년 시절 휠체어 육상 선수로 뛰다 1997년 처음 라켓을 잡았다.

 지난해 6월에는 전국 최초로 발족한 대구 달성군청 휠체어 테니스 선수단에 입단, 월급을 받는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설움도 적잖았다. 달성군청 선수단은 작년 군 의회가 예산안을 부결하면서 급여 지급이 미뤄지다가 올해 들어 다시 지원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반 테니스에 비해 대중들의 관심을 훨씬 적게 받는 것도 열정에 찬 홍씨에겐 가슴 아픈 대목이다.

 홍씨는 "좋은 코치를 구할 때도 휠체어 테니스 선수들은 비장애인 선수보다 어려움을 더 많이 겪는다"며 "사회적으로 관심이 커져 달성군청을 시작으로 다른 곳에서도 휠체어 테니스 선수단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3월 대만 라이온스컵 국제 대회에 나가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 해외 경기를 거듭해 올해 세계 단식 랭킹 수위권을 차지, 상위 24위 선수들에까지 주어지는 내년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홍씨는 선수인 동시에 영남대 스포츠과학대학원 4학기에 재학 중인 '만학도'. 언젠가는 장애인들이 테니스와 탁구를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스포츠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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