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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코너] 여자농구도 '원핸드슛' 대세

2007-01-18 11:40

여자농구도 '원핸드슛' 대세
슈팅 타이밍 빠르고 성공률도 업
타점높아 블로킹 당할 확률 낮아
부족한 파워 트레이닝으로 극복
 
 "왼손은 거들 뿐"

 인기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가 원핸드 점프슛을 터득하면서 했던 이 말은 더이상 남자농구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왼손은 거들고 오른손 스냅으로 슛을 던지는 원핸드슛이 여자농구에서도 대세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은 "외국 여자선수들은 거의 다 원핸드슛을 던진다. 원핸드슛은 타점이 높아 상대의 블로킹을 피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대부분 투핸드슛을 던지는 우리 선수들도 원핸드슛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핸드슛은 가슴높이에서 나가기 때문에 상대수비가 손만 앞으로 뻗어도 슛을 쏘기 힘들어진다는 게 가장 큰 이유.

 MBC ESPN의 정미라 해설위원도 "투핸드슛은 기술의 제약이 많다"라고 운을 뗀 후 "한국선수들이 하루속히 원핸드슛으로 가야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은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핸드슛은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솔중의 차향숙 감독은 "힘이 모자란 선수들에게 무조건 원핸드슛을 강요할 수 없다. 신체조건에 맞게 스피드 등 다른 요인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체육과학원구원의 성봉주 박사는 "한국선수들의 체격이 외국선수 못지 않게 좋아진 상황에서 부족한 힘은 트레이닝을 통해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체계적인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손목, 상완삼두근 등을 보강하고 한손으로 던질 때의 균형감각을 키운다면 한국선수도 원핸드슛을 충분히 던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힘보다 선수들의 오래된 습관이 더 큰 걸림돌이라는 의견도 있다. 성 박사는 "어린시절부터 몸에 밴 자세를 바꾸는 데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WKBL의 선수들에게 그럴 만한 시간이 없다. 현재 WKBL은 여름, 겨울 두 개의 리그로 치뤄지기 때문에 원핸드슛을 연습할 시간은 리그 간 두 세달간의 휴식 기간뿐이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은 원핸드슛 조기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어려서부터 원핸드슛을 체질화하자는 얘기다. 실제 일부 여중-고에서는 원핸드슛을 가르치고 있다. 삼천포여고는 모든 선수가 원핸드슛을 던진다. 미국의 '원핸드슛 프로그램'을 도입해 선수들의 자세를 바꿨다. 박정숙 코치는 "전체적으로 슈팅 타이밍이 빨라지고 블로킹 당할 확률이 낮아졌다"며 학습효과를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박태은(20)이 조기교육을 통해 원핸드슈터가 된 케이스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원핸드슛을 던졌다. 그 결과 현재 남자선수와 같이 안정된 자세의 원핸드점프슛을 구사한다. 박태은은 "슈팅을 할 때 오른손의 스냅만 신경써도 되고 슛성공률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선수들은 원핸드슛이 좋다는 걸 알면서도 모자라는 힘 때문에 양손을 써온 결과 투핸드슛이 체질화됐다. 어떻게 이 부족한 힘을 훈련으로 커버할 것인지, 몸에 밴 습관을 어떻게 바꿀지가 문제다. 하지만 이점도 있다. 한손운동이 양손운동보다 단조롭기 때문에 협응력은 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여자농구의 원핸드슛은 갈 길이 멀다. 조기교육, 체계적인 근력강화훈련 등을 통해 한국여자농구에 원핸드슛이 정착돼 국제경쟁력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손창우 sonking7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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