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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용병 드래프트제' 찬반논란 "경쟁력↑ vs 경기질↓"

2007-01-12 12:02

"경쟁력 강화"vs"경기 질 저하"
찬 용병 의존 경기 재미 없어…환원 잘한 일
반 수준낮은 선수들 플레이에 팬들 실망할것
1명은 기득권 유지-나머지 드래프트 '보완' 주장도
 
 남자프로농구가 '용병 논란'에 빠졌다. KBL(한국농구연맹)은 지난달 29일 세 시즌만에 용병 자유계약제를 드래프트제로 환원하기로 결정했다.

 드래프트제로 바뀔 경우 용병 1명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7만5000달러(약 1억6450만원). 자유계약의 광풍으로 엄청난 뒷돈을 받았던 용병들이 태업할 우려가 있어 기존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재계약 여부는 올시즌이 끝난 뒤 세부사항을 정하기로 했다.

 김영수 KBL 총재는 지난 11일 기존의 용병 재계약 문제에 대한 윤곽을 밝혔다. 김 총재는 "올시즌 외국인 선수를 완전히 배제하겠다. 드래프트에 참가해도 기존 소속팀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딜레마가 많다. 어떤 방법이 한국농구 발전을 위해 필요할까.



 ◎드래프트제는 옳다

 KBL은 이사회를 통해 내년시즌 용병 드래프트제로의 변경을 확정, 발표했다. 하지만 반발하는 몇몇 구단들이 있다.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주장은 "드래프트제로 환원했을 경우 경기의 질이 떨어진다. 뛰어난 용병들을 보다 드래프트제를 통해 들어온 수준낮은 용병의 플레이를 볼 경우 관중들은 실망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올시즌 개인 성적표를 보자. 득점랭킹 10위 안에 토종선수는 없다. 리바운드는 16위까지 국내파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17위는 센터가 아닌 포인트가드 주희정(평균 5.04개)의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농구에서 핵심인 골밑은 외국인이 완벽히 점령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중, 고교 센터 유망주들의 기근을 낳고 있다. 이것은 또한 국제경쟁력으로 연결된다. 200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4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8강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다.

 용병 중심의 농구는 부작용도 많다. 대부분의 농구 전문가들은 "예전에는 오리온스, KCC 등 화끈한 공격농구를 하는 팀들의 경기가 재미있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용병의 1대1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져 경기 자체가 재미없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드래프트제로 환원한 KBL의 결정은 옳다.



 ◎드래프트제의 부작용

 현재 프로농구판의 용병제는 겹겹이 딜레마에 쌓여있다. 물론 드래프트제도 부작용이 있다. 일단 기존 용병에 대한 처리문제다. 김영수 총재가 언급한 부분이다.

 KBL이 기존 용병을 배제하겠다는 이유는 하늘 모르고 치솟는 '용병의 몸값' 때문이다. 2명 합계 최대 40만달러(약 3억3760만원)라는 용병 연봉 상한선은 성적지상주의의 구단들 때문에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올시즌 특히 특급용병들을 영입하며 더욱 '용병 뒷돈 문제'는 심각했다. 때문에 KBL은 소속구단의 기존 용병 기득권을 철저히 배제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용병도 각 구단의 '상품'이다. KT&G 단테 존스, 모비스 크리스 윌리엄스, LG 찰스 민렌드는 토종 스타들만큼 팬들을 이끌고 다닌다. 드래프트 시행 첫 해부터 '기존의 용병판도를 무시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KBL의 의도가 무리해 보이는 이유다. 유연한 전략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 해설위원은 "드래프트제의 부작용을 보완할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일례로 외국인 선수 1명의 기득권은 유지하고, 나머지는 드래프트제를 통해 뽑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KBL과 10개 프로구단의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 류동혁 기자 sf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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