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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마법사' 프로배구 감독들 지휘 스타일은?

2007-01-10 12:03

온몸 호령…눈빛작전…정중동… '코트의 마법사들'
온몸 호령파 김의성-김호철-문용관
정중동파 최삼환-신치용-신영철…
문용관 감독 눈빛작전도 100% 효험
◇김호철 감독
◇신치용 감독
◇문용관 감독
 도하 아시안게임 중국과의 남자배구 결승전. 지휘봉을 잡은 김호철 감독은 가만 앉아 있질 못했다.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할 때마다 다양한 표정과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히딩크의 '어퍼컷 세리머니'와 비견될만한 양 주먹을 올리며 환호하는 '양팔 세리머니'를 펼쳐 우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배구의 묘미는 후련한 강스파이크다. 하지만 사령탑들의 각양각색 지휘스타일 역시 묘미가 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을 보자. 벤치에 앉아 있지 못한다. 표정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다. 극과 극을 오간다.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는 두 손을 불끈 쥐고 환호한다. 하지만 어이없는 실책에는 '작은 눈'으로 팍 인상을 쓴다. 또 때론 경기감각을 위해 코트 바닥에 무릎을 대고 앉아 경기를 보는 활동파다.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의 '활동성'도 김호철 감독 못지 않다. 문 감독은 경기중 대게 사이드라인에 바짝 붙어 있다. 효과적인 작전지시를 위해서다. 장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다. 많은 말보다는 손짓, 발짓, 눈빛으로 작전지시를 내린다. 제스처를 가미한 문 감독의 '눈빛작전'은 선수들에게 100% 통한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신영철 LIG 감독은 '정중동파'다. 김호철 감독이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기 전인 2003년까지 신 감독은 경기 중 벤치의자에서 일어날 일이 별로 없었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탄탄한 선수 구성으로 경기내내 상대팀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경기 중 신 감독은 벤치에 앉아서 경기분석만 하면 됐다. 하지만 최근 신 감독도 자리에서 일어나 경기를 지켜본다. 지휘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지만, 소리를 치는 경우는 딱 두가지다. 심판에게 항의하거나 승부처에서 간략한 지시를 할 때다.

 삼성화재에서 수석코치로 신치용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신영철 LIG 감독도 '스승'의 스타일을 닮았다. 대신 젊은 감독답게 좀 더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또 승부처에서는 족집게 과외선생처럼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기민한 대응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중동파'의 고수는 따로 있다. 23년째 상무를 지휘해온 최삼환 상무 감독과 김명수 한국도로공사 감독. 경기내내 벤치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는다. 김명수 감독은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벤치에 앉아 있는다.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내는 것도 경기를 푸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진정한 활동파의 대표주자는 김의성 KT&G 감독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코트 밖에서 자신이 재연한다. 어깨를 들썩거리며 선수들의 플레이에 리듬을 맞춘다. 지난 7일 구미에서 열린 여자배구 KT&G와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벤치의 표정은 극적이었다. < 류동혁 기자 sf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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