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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돼지해에 일어났던 일

2006-12-31 11:12

돼지해에 '괴물' 나왔다
83년→ '너구리' 장명부 36 완투쇼
95년→서용빈 등 'LG 3인방' 활약
◇장명부
◇서용빈[사진=연합]
 프로야구에 돼지해는 크나큰 영광을 안겨준 해였다.

 12년 전인 1995년에는 540만6374명이 야구장을 찾아 사상 최초로 한 해 관중 500만 시대를 개척했다.

 '야생마' 이상훈과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등 신인 3인방을 앞세운 LG 트윈스와 김인식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힌 뒤 극적인 뒤집기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 등 서울팀과 OB에 패해 2위에 그쳤지만 '구도'(球都) 부산의 자존심을 살린 롯데 자이언츠 등 큰 관중 시장을 보유한 세 팀이 선전하면서 한국 프로야구는 최대 황금기를 맞았다.

 그 이후 관중이 점차 감소해 지난해에는 300만을 겨우 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부터 마운드의 높이가 낮아지고 공인구와 스트라이크 규격이 바뀌는 등 대폭적인 변화가 예고돼 있어 흥행이 다시 불어닥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2004년 병역 비리 파동 후 대거 입대했던 각 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줄지어 복귀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귀환을 반기는 팬들이 구장에 속속들이 찾아들 것으로 기대된다.

 돼지해는 또 '야구 괴물'이 출현했던 해로 기억에 오래 남는다.

 24년 전인 1983년에는 '너구리' 장명부(전 삼미)와 해태 타이거스가 프로야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끈 김재박 이해창 최동원 김시진 장효조 등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프로에 뛰어들어 토양을 살찌웠다.

 하지만 거의 매일 마운드에 오르며 30승16패, 6세이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장명부에 필적할 만한 이는 없었다. 재일동포 장명부는 44경기에 등판, 무려 36번이나 완투쇼를 벌이며 삼미 슈퍼스타스로 대표되는 인천 야구의 희망으로 자리 잡았다.

 해태의 한국시리즈 9회 연속 신화가 돼지해부터 시작됐다는 것도 이채롭다.

 1982년 말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김응용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힌 해태는 MBC 청룡과 한국시리즈에서 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주동식, 이상윤 등의 호투를 발판 삼아 4승1무로 첫 우승을 차지하며 무적 시대를 열어젖혔다.

 해태는 이후 1986-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필두로 1991년, 1993년, 1996-1997년 등 한국시리즈 9번 진출, 모두 우승이라는 신화를 한국 프로야구사에 아로새겼다.

 그러나 김응용 감독이 라이벌팀 삼성으로 이적했고 KIA가 적극적인 투자로 해태의 후계자임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타이거즈는 9년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 후 10년 만인 올해 'V10'을 바라는 호랑이의 심정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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