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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웅의 코트 해부하기] 부정맥에 빠진 SK, 조화 절실

2004-12-15 11:57

 심장의 정상적인 수축에는 전기적 자극이 필요합니다. 동방결절은 맥박수를 조절하는 곳이며, 방실결절은 동방결절에서 발생된 전기적 신호를 심실의 속가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상적인 심장 박동은 동방결절과 방실결절, 그리고 3개로 이뤄진 속가지들의 조화를 통해 이뤄집니다.
 그러나 이같은 체계에 기능 부전이 발생하거나 비정상적으로 전기가 만들어지고 전달되면 부정맥이 발생합니다. 부정맥에 빠지면 신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보상작용에 매달리지만 결국엔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합병증을 일으키거나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요사이 SK의 경기를 지켜보노라면 마치 부정맥에 빠진 심장을 보는 듯 합니다. 선수들은 부정맥 환자의 심방과 심실처럼 이기기 위한 강한 의욕을 보이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오버페이스를 하거나 머뭇거리는 일이 허다하더군요. 특정 선수가 컨디션이 좋으면 그 선수에게만 찬스가 쏠리는 모습이 부정맥에 빠진 심장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또 심장 박동에 비유되는 리듬을 빼앗기면 곧바로 흔들리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지는 것도 흡사합니다. 상대적으로 강한 부분을 부각시켜야 쉽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데도 최근 SK는 오히려 상대팀의 장점에 끌려다녀 그들만의 농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칭스태프도 선수 운영에서 임기응변에 매달리는 인상이 짙습니다. 패턴 플레이나 스크린 플레이 역시 완성미가 떨어져 선수들이 코트 한쪽으로 몰리는 경우가 심심찮더군요.
 부정맥이 발생하면 적절하고 빠른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SK로선 심방과 심실의 박동에 다시 조화를 불어넣는 수술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 uptemp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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