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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장외] 코끼리감독의 '거침없는 입심'

2004-10-28 11:53

 ◎…한국시리즈 승부는 오리무중이지만 한가지는 분명해졌다. '코끼리' 삼성 김응용 감독의 뉴스메이커 입지. 김감독은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또 매번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27일 5차전이 끝난뒤 인터뷰실을 꽉 채운 기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1대4로 패한뒤 심기가 꼬였을까. 김감독은 자리에 털썩 앉자마자 "선발 호지스가 초장에 박살나는 바람에 졌어"라고 운을 뗀뒤 거침없이 육두문자를 내뱉었다. 물론 자신의 화를 삭이기 위해 혼자말로 했겠지만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선 상상도 못할 일. TV인터뷰는 차마 내키는대로 못했지만 신문에서는 '알아서' 수위조절을 해줄 것으로 믿고 속풀이를 시도했다. 어디 이뿐인가. 경기전 던지는 한마디마다 입심이 좌악 배였다.
 이번 한국시리즈에 팬들의 최고관심이 쏠린 이유는 현대-삼성간 최초 라이벌전이라는 것 외에도 '김응용 VS 김재박' 구도 때문이다. 이 역시 김응용 감독이 만들었다. 일찌감치 시즌막판 기아의 '져주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응용과 김재박 두 감독사이에 한차례 설전이 오갔다. 현대 김재박 감독이 "아직도 (상대를 흔드는) 그런 야구하나"며 일침을 가하자 김응용 감독은 며칠간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주장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김응용 감독은 경기에서 이기면 2시간 빨리 나오고, 지면 버스에 숨어버린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대로다. 이 마저도 관계자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다.
 4차전이 무승부로 끝났을 때 김응용 감독은 "이게 뭐냐"며 한국야구의 시간과 이닝제한 시스템에 울분을 토한 바 있다. 자신을 포함한 감독자 회의에서 결정난 사항. 앞뒤가 뻔한 스토리였지만 어김없이 프로야구 전체가 들썩거렸다. < 박재호 기자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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