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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플레이오프] '벤치 열전' 김응용-김경문 "아! 옛날이여"

2004-10-14 12:25

◇ 연륜의 차이?
앉은 자세도 연륜 차이에서 오는 걸까. 삼성 김응용 감독이 13일 플레이오프 1차전 시작전에 덕아웃에서 누운듯한 편한 모습으로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다.(왼쪽) 반면에 두산 김경문 감독은 평소 스타일대로 점잖은 자세로 취재진을 상대하고 있다. <대구=조병관 기자 rainmaker@>

"뭐, 벌써 PS 3연패?
승부사 체면 구겼네"
'가을남자' 김응용감독 2년걸쳐 수모
 "아, 이것 참."
 삼성 김응용 감독이 포스트시즌서 충격의 3연패를 당했다.
 지난해 SK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를 모두 내준 뒤 올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패배해 2년새 3연패에 몰린 것. 개인통산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등 화려한 기록을 자랑하는 승부사로서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김감독은 그간 3차례 3연패를 경험했다.
 해태 시절인 지난 90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서 첫 3연패를 당했고, 92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서도 내리 3경기를 모두 내줬다. 가장 최근엔 200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2~4차전을 잇달아 졌다. 그간은 모두 한해에 몰아서 3연패를 당했지만 이번엔 2년에 걸쳐 수모를 겪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올해 만약 플레이오프 2차전마저 내준다면 이 부문 개인 신기록 불명예의 당사자가 된다는 것. 한국시리즈 진출이 가물가물해지는 것도 물론이다.
 김감독은 전성기였던 지난 87년 OB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88년 빙그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내리 9연승을 달려 포스트시즌 최다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선동열(현 삼성코치) 김성한(전 기아감독) 등을 앞세워 무적의 신화를 일구며 다른 팀에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지금은 연패 탈출의 묘안을 고민하는 처지에 놓였다. 노련한 승부사 김응용 감독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대구=김형중 기자 hkim@>
 
"이 맛에 굴리는구나
이참에 스퀴즈 까지"
김경문감독 PS 들어 번트작전에 푹~
 '정책 대전환.'
 '왕초보 운전'으로 포스트시즌의 험로를 잘도 헤쳐나가고 있는 두산 김경문 감독이 이번엔 '비장의 카드'를 한장 준비했다. 아군은 더없이 통쾌하게, 상대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스퀴즈번트다.
 김감독은 포스트시즌 들어 안면을 싹 바꿨다. 페넌트레이스서 8개구단 최소인 55개의 희생번트만 대 '내지르는 야구'로 인기를 끌더니 한두점 승부인 포스트시즌서는 어느새 '번트 자판기'로 돌변해 3연승의 재미를 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2게임서 6차례 시도해 네번 성공한데 이어 13일 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3차례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굴리는 맛을 알았을까, 김감독은 '번트의 꽃' 스퀴즈번트를 회심의 승부수로 내밀었다. 얼마나 자신이 넘쳤으면 공공연히 예고까지 한다. 김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인 순간 반드시 한번은 스퀴즈번트를 시도해 상대방의 기를 꺾어놓겠다"고 공언했다.
 "시즌중에 그렇게 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한번도 하지 못한게 스퀴즈번트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7회 이후 발빠른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스퀴즈번트를 감행해 승리를 굳히는 작전을 한번 펴보고 싶다"는 설명이다. 김감독이 스퀴즈번트용으로 미는 주자는 두산에서 가장 발빠른 전상열과 최경환. 전상열은 PO 1차전 4회 폭투때 2루에서 홈을 곧바로 파 사실상 승기를 가져온 주인공이다. 상대가 생각도 못하고 있을 때 허를 찌르는 것이 스퀴즈번트의 생명. 그러나 김감독은 이미 비밀작전을 공표해 버렸다. 알고 준비하는 삼성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남은 플레이오프의 큰 재미가 될듯하다. < 대구=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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