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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본 아테네] <6> 파나티나이코 경기장

2004-07-14 12:39

108년전 6만명 수용 '대리석 궁전'
한국 메달 예감 양궁-마라톤 열려
스탠드 위쪽에 걸린 태극기 펄럭임
태극전사들 선전 길조처럼 느껴져

◇파나티나이코 경기장

 한국 선수단이 이번 아테네올림픽에서 기대하는 금메달 목표는 13개.
 이중 확실한 금메달 2개를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캐내야 한다. 이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은 아테네 시내에 위치하고 있지만 108년 제1회 근대올림픽이 개최됐던 유서깊은 곳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은 양궁경기와 남녀마라톤 결승점이다.
 그리스인들에게는 '칼리 말마라(좋은 대리석)'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은 108년전 역사적인 모습을 지구촌에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 1997년 아테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 때 그 모습을 다시 국제사회에 공개했다. 사실 주경기장을 놔두고 이곳을 개막식 장소로 사용한 것은 1년전 애틀랜타 올림픽을 그리스에서 유치하지 못한 항의의 표시였다.
 그리스인들에게 이곳은 대단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BC 490년 병사 필리피데스가 마라톤 전쟁의 승전보를 전하고 숨을 거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1896년 제1회 올림픽 개막에 앞서 그리스의 유명한 건축가 게오르기오스 아베로프의 재정적 지원과 설계에 의해 재건됐다.
 원년 올림픽을 앞두고 전 그리스인들은 올림픽 부활을 환영했지만 50년이 넘게 계속된 내분탓에 그리스 정부의 재정은 말이 아니었다. 대통령이 IOC의 1회 올림픽 개최안을 거절했을 정도였다.
 다행히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조지 애버러프가 1백만 드라크마의 기부금을 희사하면서 고대 올림픽경기장인 판테온이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으로 새로 태어나게 됐다. 그래서 108년전 아름다운 흰색 대리석에 6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 탄생했다.
 이곳이 바로 지난 5일 그리스가 유로 2004에서 우승한 전사들에게 거대한 환영식을 베풀어 준 바로 그곳이다. 여기에서 장용호, 윤미진을 비롯한 6명의 태극궁사들이 금과녁을 조준해야 한다. 양궁에 걸린 4개의 금메달 중 최소한 2개를 따내야 한다.
 또 멀리 42㎞ 외곽 마라톤 평야에서 출발한 이봉주, 이명승, 지영준 등 한국 마라토너들이 숨을 헐떡거리면서 달음질쳐와야 하는 최종 목적지이기도 하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양궁에서 2개의 금메달과 마라톤 이봉주에게 은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양궁에 걸린 4개의 금메달(남녀 개인 및 단체전)과 남자 마라톤까지 금메달을 획득해 준다면 그 의미는 배가될 것이다.
 말발굽을 뒤집어놓은 형상이라 좁고 긴 이 경기장은 양궁선수들에겐 '회오리 바람'이 최대의 적이란다. 또 마라톤 레이스는 32㎞ 지점까지 놓여있는 크고작은 언덕과 섭씨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를 극복해야 한다. 어느 부분에서든 세계 정상으로 가는 길은 평탄치는 않다.
 보수공사를 위한 중장비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올림픽 참가국 국기와 함께 오른쪽에서 네번째로 내걸린 태극기의 펄럭임이 유난히 힘차보이는 것이 이곳에서 펼치게될 태극전사들의 활약에 길조처럼 느껴진다. 〈 아테네(그리스)=김의진 특파원 e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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