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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양궁 등 핸디캡 가지고 남녀 성대결

2004-06-18 12:24

그녀의 메달, 그에게 달렸다
구기는 어린 선수와
격투기는 샌드백 삼아

◇윤미진
◇장용호


◇연습중인 여자하키 선수


 요즘 태릉선수촌은 남녀가 따로 없다. 국가대표선발전에서는 남녀가 유별하지만 훈련에서는 그렇치 않다. 아테네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종목 남녀선수들이 성(性)대결을 펼치며 막바지 메달 담금질을 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코리안 우먼파워를 과시해온 여자선수들이 남자선수를 스파링 파트너 삼아 아테네 신화를 꿈꾸고 있는 것. 일상적인 성대결이 펼쳐치고 있는 현장을 찾아갔다.
 
 ▶핸디캡만 주면 두렵지 않다
 양궁과 배드민턴, 펜싱 여자선수들은 태릉에서건 전지훈련에서건 가리지 않고 남자국가대표선수들과 직접 경기를 하며 적응훈련을 한다. 양궁의 경우 남자선수들이 5점을 주고 여자선수들과 토너먼트 경기를 펼친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핸디캡이 7점까지 주어진다. 여자배드민턴 선수들도 남자들에게 3~5점을 받고 맞대결을 펼친다. 남자선수들이 스매싱이 강하고 발도 빨라 파워넘치는 유럽선수나 스피드가 좋은 중국선수에 적응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여검사(女劍士)들도 핸디캡을 적용받아 팔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남자선수들과 칼 끝을 맞대며 훈련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젊은 피 수혈받아 메달딴다.
 여자농구, 여자핸드볼, 여자 하키 등 구기종목선수들은 한참 어린 남학생들을 훈련파트너로 삼는다. 남자 국가대표와의 맞대결은 실력차가 두드러져 엄두가 나지 않는데다 해외 팀을 부를 재정적 여유가 없기때문이다. 여자농구의 경우는 띠동갑인 어린 남자 중학생을 태릉으로 불러들여 올림픽 리허설을 갖고, 여자 하키나 핸드볼은 고교생과 함께 몸싸움을 하며 적응훈련을 한다.
 
 ▶남자를 넘어야 메달이 보인다.
 격투기 종목의 여자선수들은 남자국가대표 선수들을 '샌드백'으로 부른다. 공격 기술을 다듬는데 남자선수들이 더 없이 좋은 보조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자태권도의 경우 발차기와 돌려차기 등 핵심기술을 연마하는데 그 공격 대상은 다름아닌 남자대표들이다. 남자선수들은 스피드와 수비가 좋아 타격하는데 적지 않은 공을 들여야 해 고난도 기술훈련에 제격이다. 유도도 자신보다 큰 남자선수들을 메치며 기술을 다듬고 있다. 여자레슬링의 이나래도 국가대표 상비군 남자 선수들과 힘겨루기를 하며 비지땀을 쏟고 있다. < 손재언 기자 chin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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