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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롯데 "기동력은 좋은데 출루율이 영~"

2004-06-18 12:15

 모 구단의 한 코치는 롯데의 주요 타자 몇몇을 놓고 이런 얘기를 했다.
 "발빠른 타자들의 선구안이 좋지 않아 출루율이 떨어지는 것이 우리 팀 입장에선 천만다행"이라는 요지.
 거인 공격력의 돌파구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17일 현재 팀 출루율은 3할3푼8리. 8개 구단 중 최하위다. 출루율이 빈약하다면 점수를 올릴수 있는 또다른 방법은 싹쓸이를 가능케하는 일발 장타. 하지만 팀 장타율 역시 3할9푼으로 꼴찌다. 결국 OPS 스케일(출루율+장타율)이 7할2푼8리로 선두 한화(0.806)와 큰 차이로 떨어진다.
 팀 도루 1위(73개)에 무려 7할5푼3리에 달하는 도루 성공률을 자랑하는 '쌕쌕이' 팀. 저조한 출루율 속에서 나온 기록이란 점이 놀라울 뿐이다. 바꿔 말하면 출루율을 좀 더 높일 경우 상대 수비를 엄청난 카오스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롯데의 젊은 타자 대부분은 치려는 의욕이 지나치게 강해 볼넷 비중이 유독 적다. 순수 볼넷(고의 볼넷과 사구를 뺀 수치)이 228개로 한화에 이어 꼴찌에서 두번째.
 타자들이 유인구에 쉽게 손이 나가게 되면 투수들은 뒤 돌아서 씩 웃는다. 특히 장타력과 선구안이 동시에 떨어지는 타자들을 상대할 경우에는 빠른 승부로 투구수를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
 양상문 감독은 "젊은 타자들은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편이 미래를 위해 더 낫다"며 인내심을 발휘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감독의 맥락 역시 무조건적인 초구 승부와 유인구에 쉽게 배트를 돌리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팀 방어율 2위(4.31)임에도 아쉬운 한점차 패배가 유독 많은 롯데 야구. 타석에 들어서기전 한번쯤은 '참을 인(忍)'자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 정현석 기자 h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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