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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장외] 김시진 코치 '새끼 고양이 살리기' 대작전

2004-06-03 11:58

 ◎…현대 김시진 투수코치는 소문난 동물 애호가다. 살아 숨쉬는 생명체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다. 집에선 수십년째 애완견을 키우는데 그야말로 '개박사'다. 낚시가 취미지만 잡은 물고기는 곧장 놓아준다.
 이처럼 동물 사랑이 남다른 김코치가 지난 2일 수원구장 외야쪽에 있는 물품 보관소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소리의 정체는 바로 새끼 고양이 5마리. 깜깜한 콘크리트 건물 한귀퉁이에 도둑 고양이가 새끼를 낳은 것으로 보였다.
 김코치는 또다른 동물 애호가인 최창복 매니저와 함께 '새끼 고양이 구하기'에 나섰다.
 김코치는 "동물들의 습성상 새끼를 덜컥 만지면 어미 고양이가 공격할지도 모르고, 또 새끼를 물어 죽이는 경우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먹이를 갖다 주면서 경계심을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적인 의견을 밝혔다. 어미가 사람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탓에 먹이 구하기가 힘들 것이라는데 의견 일치. 최매니저는 고양이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마른 쥐포를 야구장 근처 가게까지 가서 사다 놓았다.
 그런데 이들에게 걱정이 생겼다. 4일 부산 원정경기를 떠나면 창고 문을 잠가야 하는데 그러면 어미가 새끼들을 보살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두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한참동안 고민했다. 결국 어미 고양이가 천정에 나 있는 작은 공기 구멍으로 다닐수 있도록 나무 막대를 구해 계단처럼 엮어주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에야 마주보며 환하게 웃었다.
  < 수원=신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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