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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노경은, 시즌 첫V...5선발 실력 발휘

2004-06-03 12:48

'리틀베어' 풋풋한 질주

 한 명은 '운'이라고 박박 우긴다. 다른 한 명은 무슨 '운'이냐며 화를 버럭 낸다. 두산의 '스위트 보이' 노경은 얘기다.
 2년차 투수 노경은은 2일 잠실 LG전에서 2이닝 동안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첫승을 따내며 팀의 단독 2위를 이끌었다.
 이에 대해 노경은은 "운이 정말 좋았다"고 쑥스러워했지만, 윤석환 투수코치는 "실력이 강심장을 만나니 이제야 빛을 발한다"고 잘라 말했다.
 5선발을 꿰차며 기대를 한몸에 받은 노경은은 시즌 초반 선발로 등판한 두 경기에서 정신없이 두들겨 맞으며 코칭스태프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했다.
 설익은 노경은을 곰 마운드 에이스로 키우기 위한 김경문 감독의 해법은 '맞으면서 커라'. 이후 노경은은 크게 이기거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라 맷집과 배짱을 키워왔다.
 이렇게 갈고 닦은 칼을 다시 선보인 경기는 지난달 26일 수원 현대전. 그러나 노경은은 5이닝 동안 볼넷 9개(3실점)를 주는 '도망가는 피칭'으로 고개를 떨궜다.
 "감독님이 무조건 믿어주신 덕분이라는 감사의 승리멘트까지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한 경기에서 볼넷 9개라니, 저도 놀랐다니까요."
 역시 문제는 자신감 부족. 그러나 김감독은 또 한번 노경은을 믿었다. 새처럼 껍질만 깨고 나오면 그 다음부터는 펄펄 날아오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내린 처방은 극도의 긴장된 상황에 노경은을 던져넣는 극약 처방. 2일 살얼음판의 3-3 동점 상황에서 나온 노경은은 첫 공에서 부터 자신감을 실었다. 시속 144km를 넘나드는 직구는 볼끝이 살아났고, 낙차 큰 커브는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요리조리 빼앗았다. 역시 강심장이 실력을 가린 베일을 걷어낸 셈이다.
 노경은은 5일 한화전에서 선발로 등판할 예정. 제 실력을 보여주며 곰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오른 노경은의 풋풋한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이영주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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