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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인디애나주 통신원 리포트] 코리안 빅리거에 껌뻑 죽는 일본팬

2004-06-03 12:06

최희섭 ML 첫 홈런 친 날 '축하소주'

◇ 박상우 통신원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 위치한 인디애나 대학교에는 코리안 메이저리거라면 죽고 못사는 한 일본인이 있다.
 대학원에서 TESOL(국제영어교사 자격증) 전공을 하고 있는 35세의 노총각 유키노리씨. 도서관에서 ESPN 사이트를 통해 최희섭의 성적을 확인하고 있던 유키노리씨를 처음 보고 당연히 한국 사람으로 알고 말을 걸었다가 일본인인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일본 도쿄 근처 중소 도시의 고등학교 영어 선생으로 재직하다 지난 2002년 유학온 그는 어느날 우연히 TV를 통해 조그만 체구의 김병현이 거구들을 상대로 조금도 기죽지 않고 투구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 코리안 메이저리거 열렬팬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그는 위성 방송을 신청해 한국 선수들의 활약상을 직접 TV로 지켜 보고 학교 수업과 시험 등으로 TV를 못보면 도서관에서 인터넷을 뒤져 그들의 성적을 확인한다.
 뿐만 아니라 블루밍턴에서 가까운 리글리필드, 부시스타디움,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 U.S셀룰러필드 등에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가 있으면 직접 달려가 응원한다.
 심지어는 한국 마이너리거들의 소속팀과 성적까지 줄줄이 꿰고 있는데 "이치로가 일본으로 돌아가면 추신수가 그의 자리를 훌륭히 메워주길 바란다"는 말까지 했다.
 그는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한국어로 '메이저리그에 관심있는 한국인 룸메이트 구해요'라는 글을 올려 현재 한국 학생과 한방을 쓰고 있다. 유키노리씨는 "지난 2002년 최희섭이 빅리그 첫홈런을 쳤던 날이 제일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그날밤 룸메이트와 함께 기분 좋게 소주를 마셨던 것이 유학 생활 가운데 가장 행복했던 추억"이라고 말한다.
 유키노리씨는 올해 12월 졸업하면 일본으로 돌아가 영어 선생님으로 복직할 예정인데 귀국전 마지막 희망은 김병현의 사인볼을 갖는 것이란다. < 인디애나 주립대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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