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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IN&OUT] 베로비치 다저타운의 야구 사랑

2004-03-19 12:17

 ◑…화장실 한번 가는데 10분 동안 줄섰다. 음료수 하나 사먹으려면 20분간 기다려야 한다.
 19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플로리다 말린스전이 열린 베로비치 홀맨스타디움은 시설이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홈-원정팀의 덕아웃에 지붕이 없어 선수들이 게임 내내 고스란히 햇빛에 노출될 정도다. 로저딘스타디움(말린스), 해먼드스타디움(미네소타), 포트로더데일스타디움(볼티모어) 등 여타 팀의 스프링캠프 홈구장과 비교하면 홀맨스타디움은 거의 동네 야구장이다.
 그러나 입이 튀어나온 관중은 한명도 없었다. 오랜만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토미 라소다 LA 부사장(76)과 월드시리즈 챔피언팀, 플로리다 잭 맥키언 감독(74)이 악수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즐겁다. 다저스 4번타자 션 그린과, 씩씩한 포수 폴 로두카의 타격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데 시설이 불편한 것 따위는 문제도 아닌 듯 했다. 수용 인원 6500명을 가득 채운 홀맨스타디움은 외야 잔디밭에도 단체관람을 온 듯한 초등학생들로 북적거렸다.
 베로비치의 다저타운은 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몇년 전 다저스가 구단 운영비 감축을 위해 스프링캠프를 베로비치에서 애리조나로 옮기려 하자 이 지역 자치단체에서 아예 다저타운의 모든 시설을 사들였다. 그리고 다저스가 계속 캠프를 차릴 수 있도록 '1년간 사용료 1달러'란 파격적인 조건으로 20년간 계약했다. 다저스 덕분에 발생하는 관광수입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팬이 많아 행복한 팀이다. 93년 창단후 두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말린스지만 베로비치에선 다저스의 푸른 빛에 가려 있다. < 김남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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