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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장외] SK 성 준코치 "공도 좋은데 현역 복귀해?"

2004-03-18 12:12

 ◎…"코치님 100승에 재도전 하세요."
 주위에서 툭툭 던지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SK 성 준 투수코치(42)가 현역복귀를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성코치는 17일 비로 경기가 취소된 문학구장에서 투수들의 캐치볼 훈련을 도왔다. 최고시속 150km를 뿌리는 송은범(20)이 파트너였다.
 가볍게 공을 던지던 송은범의 어깨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건너편에서 날아오는 공의 위력이 보통이 아니다. 캐치볼이지만 성코치의 공은 묵직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코치님 이참에 현역복귀하시죠." 송은범의 장난기어린 칭찬을 듣자 기다렸다는 듯이 속내를 털어놓는 성코치. 최근 들어 야수들의 타격훈련을 돕기위해 배팅볼을 던질 때 피칭감이 무척좋았단다. 특히 왼쪽 엄지발가락에 물집까지 잡혔다는 것. 성코치의 말을 빌리자면 현역 시절에도 피칭밸런스가 완벽하면 왼쪽 엄지발가락에 가벼운 통증을 느꼈다고.
 성코치는 지난 86년 삼성에 입단, 99년 롯데에서 은퇴할 때까지 프로 14년간 97승66패8세이브를 기록한 기교파투수. 100승에 3승만을 남겨뒀던 터라 은퇴한 지 5년이 지났지만 가슴속 깊이 아쉬움을 묻고 살아왔다.
 하지만 훈련을 지켜보던 강성인 트레이닝 코치가 정곡을 찌르고 말았다. "성코치님은 12초 촉진룰 때문에 마운드에 서지 못한다." 12초 촉진룰은 '투수는 12초안에 공을 던져야 된다'는 경기 스피드업 규정. 성코치는 현역시절 마운드에서 오랫동안 뜸을 들이기로 유명했다. 세월이 청춘은 물론이고, 야구 규정까지 바꿔놓았다.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투수 채병용(22)이 한마디 거든다. "저, 코치님 12초 촉진룰은 누상에 주자가 있으면 괜찮아요. 일단 주자 1명 내보내고 시작하시면 돼요." 정작 김칫국을 마신 적도 없지만 성코치의 현역복귀는 야구규약이 바뀌기 전에는 어려울 것 같다.
< 박재호 기자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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