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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보는 한국축구 100년사] 1978년 방콕AG 공동우승

2004-03-14 13:29

우여곡절 끝에 남북화합 장면 연출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공동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대에 오른 한국의 주장 김호곤(왼쪽)과 북한의 주장 김종민이 환하게 웃고 있다.
 그런데 시상대에 오르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양팀 선수들이 나란히 시상대 앞에 섰을 때 김호곤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 "김종민씨, 먼저 올라가시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먼저 시상대에 오른 김종민은 김호곤이 올라설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시상대 뒤쪽에 서 있던 북한 GK 김광일이 김호곤을 밀어 시상대에서 떨어뜨리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김호곤은 말없이 다시 시상대에 올랐고, 북한 주장이 또다시 시비를 걸어오자 "지금 너와 나 단둘이 있는 게 아냐. 여러 나라 사람들 앞에서 망신 당하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라고 조용히 타일렀다. 이 말 한마디에 기세가 눌린 북한 주장은 말없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고 한다. 김호곤은 "우리 함께 손 잡읍시다!"라고 외치며 김종민의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지기 시작했고, 역사적인 남북 화합의 한 장면으로 남게 됐다.
< 곽승훈 기자,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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