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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 맥도웰, '개인플레이땐 퇴출감수' 각서

2004-01-14 12:07

 ◎…'터줏대감' 맥도웰(33ㆍ모비스)의 시대가 끝나긴 끝난 모양이다. 97~98시즌 이후 줄곧 한국프로농구를 지킨 그가 팔자에 없는 각서(Memorandum)까지 쓴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4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서 92대103으로 진 모비스 장 일 감독대행은 조용히 맥도웰을 불렀다. 한국 생활 8년째인 그는 금세 분위기를 파악했다. 보나마나 혼쭐이 날 게 확실하다고 판단한 그는 이날 17득점 10리바운드를 남긴 기록지를 들고 감독실에 들어갔다. 이같은 성적은 최근 경기 가운데 그런대로 괜찮은 편. 그는 장 감독대행을 만나자마자 '나는 할 만큼 했다'는 투로 나왔다.
 맥도웰의 후안무치에 적당히 타일러서 돌려보낼 요량이었던 장 감독대행은 부아가 치밀었다. 그는 통역에게 즉시 종이 한장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통역은 장 감독대행의 입에서 나온 말을 그대로 영어로 옮겼다.
 "앞으로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을 위해 뛸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쫓겨나도 좋다"는 내용이었다. 또 "실수를 저지르면 동료에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반드시 한다"는 조항도 넣었다. 우격다짐으로 맥도웰의 사인을 받아낸 장 감독대행은 각서를 감독실 벽에 붙였다.
 하지만 각서의 힘도 그리 오래 가진 못했다. 지난 주말경기서 맥도웰이 정신을 차리면서 2연승을 거뒀지만 13일 KCC전서는 그의 고질병이 다시 도져 역전패한 것이다. 장 감독대행은 "타일러도 보고, 협박도 해보지만 이젠 약발이 통하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 류성옥 기자 watch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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