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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삼보 김주성-흥국생명 김향란, 코트 가르는 오누이 우애

2004-01-14 12:07

블로킹 신경써야지… 오빠가 배구를 알아?
틈나면 배구장 찾아 동생 응원
"부상회복은 믿음직한 오빠덕"

◇TG삼보 김주성
◇흥국생명김향란

 "블로킹에 좀 더 신경써야 한다니까."
 배구를 잘 모르는 오빠의 충고에 배구선수인 동생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만 흘린다. 그래도 애정이 철철 넘치는 말에 동생은 재기의 의지를 다진다.
 '에어 카리스마' 김주성(25ㆍTG삼보)과 '여자배구의 유망주' 김향란(23ㆍ흥국생명)의 우애가 눈물겹다.
 TG삼보의 선두질주를 책임지고 있는 김주성은 지난달 짬이 날 때마다 'V투어 2004' 1차투어가 열리는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았다. 동생 김향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에 대한 효심이 지극한 김주성은 두살 터울의 동생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는다. 때론 오빠로 때론 부모님 역할도 대신한다. 어떤 때는 "블로킹에 좀 더 신경써"라며 어쭙지 않은 충고를 하기도 한다. 물론 배구를 잘 모르다보니 구체적으로 보완해야 할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말이다.
 김주성은 김향란이 지난 2000년 실업팀에 입단할 때부터 걱정이 앞섰다. 워낙 소심했던 김향란이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 잘 적응할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오빠의 보살핌과 본인의 노력으로 김향란은 주전센터 자리를 꿰차며 이번 대회를 맞았다. 하지만 1차투어서 김향란은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었다. 매일 밤 전화로 오빠에게 "나 이제 어떡해"라며 투정도 많이 부렸다. 어머니 이영순씨(46)도 갈비뼈에 이상이 생겨 안 그래도 걱정이 가득하던 김주성이었다. 다친 동생마저 칭얼대지만 김주성은 위로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러면서도 바쁜 농구시즌에 체력이 달려 힘든 티는 전혀 내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오빠에요."
 부상에서 회복돼 3차 인천투어부터 코트에 나서는 김향란의 눈에는 오빠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 류동혁 기자 sf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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