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데릭 하니발(28 · 서울 SK)과 에릭 이버츠(27 · 창원 LG).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아 두세차례나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내년에는 그들이 어떤 운명에 놓일지 알 수 없다. 올시즌 벽두부터 프로농구판에는 '괴담'이 떠돌고 있다. 본인들은 '토사구팽'이라며 반발하겠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는 것. 그들이 도마에 오른 배경은 이렇다. |
하니발 "용병 맞아?" |
◇ 하니발 | ◇ 이버츠 |
99∼2000시즌에 한국땅을 밟자마자 SK 나이츠를 정상에 올려놓은 하니발은 올시즌에도 탁월한 수비력과 빠른 몸놀림으로 제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하니발의 성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연 그를 외국인 선수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한다.
SK 나이츠에는 서장훈이 버티고 있어 상대팀들은 미스매치의 고충을 토로한다. 서장훈과 외국인 센터를 막기 위해 두명의 용병을 모두 마크맨으로 붙이기 때문. 하니발은 국내 선수에게 수비를 맡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 그런데도 그의 기록은 보잘 것 없다. 최근 3경기에서 평균 10득점. "용병이라면 경기당 25득점은 기본이고, 특히 토종 선수가 수비를 맡는다면 더 많은 득점을 올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나이츠의 부진은 그의 공격력이 이제 국내 선수들에게도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버츠로는 잘해야 준우승 |
이버츠는 '영원한 준우승팀 선수'
원년시즌 득점 2위에 올랐지만 재계약에 실패한 뒤 아이스크림 장사를 했다는 이버츠를 한때 '비운의 선수'라고 했다. 깔끔한 매너와 잘생긴 외모 덕택에 인기를 끌었던 그를 퇴출시킨 당시 나산 플라망스의 황유하 감독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란 얘기까지 들었다. 그러나 황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
슈터 출신인 이버츠의 한계는 키. 1m97인 그를 뽑을 경우, 한국농구연맹(KBL)의 외국인 선수 신장 합계(3m98.78)를 감안하면 정통 센터를 지명할 수 없다. LG는 올시즌 2m1의 말릭 에반스를 뽑아 상한선까지 도달했지만 문제는 에반스가 센터로는 함량 미달이란 사실. 당연히 지난시즌과 마찬가지로 3점포 농구를 펼칠 수 밖에 없는 노릇이고, 최근 부진도 골밑이 부실한 데서 비롯됐다.
〈 류성옥 기자 watchd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