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는 현실의 어려움을 말하면서도， 눈에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올해 못 가면 영원히 못 간다고 생각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 이승엽은 애써 '완전 포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동열 이종범의 전례와 달리 이번에는 해외진출을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직 모자라고 외국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팬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물론 내가 홈런을 치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은 팬들도 있었을 것이다. 부모님께서도 적극적으로 찬성해주시지 않을 정도로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아쉽다.

　2년후에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무조건 가겠다. 하지만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빠질 것이다. 지금은 자신있지만 2년후 얘기는 아무도 모른다. 어딘가를 다칠 수도 있고， 그때 가서 나를 원하는 외국팀이 없을 수도 있다. 만약 2년 후에도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렵다면 깨끗이 포기하고 영원히 삼성에 남고 싶다. 그런 상황이 돼도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픈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해외진출을 포기하는 대신 구단에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돈 문제는 거론하고 싶지 않다. 연봉 얼마를 달라고 말하는 것은 자칫 연봉을 더 받기 위해 해외진출을 고집했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돈에는 욕심 없다. 다만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나가서 적응을 빨리 하고 싶었다.

　2년 계약을 원하는 이유는.
　▲1년 계약을 했다가는 내년에 똑같은 문제로 실랑이를 벌일 것 같다는 생각에 FA가 되는 시점까지 다년계약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년에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 동기생 창용이와 얼굴을 붉히며 경쟁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개인적으로 창용이가 (해외진출 자격은) 안 되지만 소원대로 올해 나갔으면 좋겠다.

　해외진출 실패의 상실감 때문에 국내에서 뛰더라도 의욕이 떨어질수 있지 않은가.
　▲그런 건 없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3할도 못 칠 정도로 야구를 못 했기 때문에 내년엔 오히려 잘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의 일정은.
　▲곧 나이키 야구교실이 있는데다가 결혼문제까지 겹쳐 바쁘다. 몸이 많이 피곤하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쉬고 싶다.　
〈 대구=김남형 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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