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전 홈런 3방 야구인생 최대 위기 |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팀이 우승을 차지하자 김병현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이렇게 털어놓았다. 정말 그랬다. 야구를 하면서 이번 월드시리즈만큼 김병현의 마음을 짓눌렀던 적이 없었다. 야구인생에 있어 가장 큰 좌절의 순간이기도 했다.
월드시리즈를 맞기전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의 김병현은 자신만만했다. 상대팀 타자들에 대한 대비책을 물어보면 "감으로 던진다. 한번 맞으면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아직 실패가 없어서 지금처럼 밀고 나갈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사실 그 자신감이 통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1일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은 그런 김병현에게 호된 경험을 하게 했다. 3-1로 앞선 8회말 등판, 3타자를 연속삼진으로 잡을 때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9회말 2사 1루에서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맞은 믿기지 않는 중월 2점홈런. 그리고는 연장 10회말 데릭 지터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줬다. 그래도 그때까지만 해도 있을수 있는 일이려니 했다. 그러나 그건 그 뒤에 어떤일이 벌어질지 몰랐을 때의 일이었다.
2일 5차전. 2-0으로 앞선 9회말 김병현이 마운드에 오르자 전날 기억을 떠올린 양키스 팬들은 환호를 했다. 선두 5번 호르헤 포사다에게 빗맞은 2루타를 내준 게 조금 불안했지만 6,7번을 3루수 땅볼, 삼진으로 잡으며 '이제는 됐다' 싶었다. 하지만 8번 스콧 브로셔스의 타구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면서 김병현은 그대로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1루수 마크 그레이스가 달려와 얼굴을 감싸며 위로했지만 충격은 너무나 컸다. 7차전이 끝난 뒤 "그 순간 멍해서 아무 생각이 안난다"고 회상할만큼 끔찍한 순간이었다.
사실 올시즌 동안에도 많은 좌절이 있었다. 시즌 초반 매트 맨타이의 부상으로 빈 마무리투수 자리에 봅 브렌리 감독이 신인 브래트 프린츠를 올려놓았을 때는 "믿어주지 않아서 화가 난다"는 말까지 했다. 그뒤 마무리로 승승장구 하다 9월들어 생애 첫 만루홈런, 끝내기 홈런, 연속타자 홈런을 우수수 맞으며 마음이 무척 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의 악몽에 비하면 그 경험들은 차라리 웃어넘길만 했다.
이제 그 좌절도 끝났다. "지나고 나니 그처럼 소중한 경험도 없었다"며 웃을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는 "앞으로 그보다 더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큰 좌절로 끝날 뻔한 올시즌은 다행히 큰 보약이 됐다.
〈 피닉스=신보순 특파원 bsshin@〉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팀이 우승을 차지하자 김병현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이렇게 털어놓았다. 정말 그랬다. 야구를 하면서 이번 월드시리즈만큼 김병현의 마음을 짓눌렀던 적이 없었다. 야구인생에 있어 가장 큰 좌절의 순간이기도 했다.
월드시리즈를 맞기전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의 김병현은 자신만만했다. 상대팀 타자들에 대한 대비책을 물어보면 "감으로 던진다. 한번 맞으면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아직 실패가 없어서 지금처럼 밀고 나갈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사실 그 자신감이 통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1일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은 그런 김병현에게 호된 경험을 하게 했다. 3-1로 앞선 8회말 등판, 3타자를 연속삼진으로 잡을 때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9회말 2사 1루에서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맞은 믿기지 않는 중월 2점홈런. 그리고는 연장 10회말 데릭 지터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줬다. 그래도 그때까지만 해도 있을수 있는 일이려니 했다. 그러나 그건 그 뒤에 어떤일이 벌어질지 몰랐을 때의 일이었다.
2일 5차전. 2-0으로 앞선 9회말 김병현이 마운드에 오르자 전날 기억을 떠올린 양키스 팬들은 환호를 했다. 선두 5번 호르헤 포사다에게 빗맞은 2루타를 내준 게 조금 불안했지만 6,7번을 3루수 땅볼, 삼진으로 잡으며 '이제는 됐다' 싶었다. 하지만 8번 스콧 브로셔스의 타구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면서 김병현은 그대로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1루수 마크 그레이스가 달려와 얼굴을 감싸며 위로했지만 충격은 너무나 컸다. 7차전이 끝난 뒤 "그 순간 멍해서 아무 생각이 안난다"고 회상할만큼 끔찍한 순간이었다.
사실 올시즌 동안에도 많은 좌절이 있었다. 시즌 초반 매트 맨타이의 부상으로 빈 마무리투수 자리에 봅 브렌리 감독이 신인 브래트 프린츠를 올려놓았을 때는 "믿어주지 않아서 화가 난다"는 말까지 했다. 그뒤 마무리로 승승장구 하다 9월들어 생애 첫 만루홈런, 끝내기 홈런, 연속타자 홈런을 우수수 맞으며 마음이 무척 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의 악몽에 비하면 그 경험들은 차라리 웃어넘길만 했다.
이제 그 좌절도 끝났다. "지나고 나니 그처럼 소중한 경험도 없었다"며 웃을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는 "앞으로 그보다 더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큰 좌절로 끝날 뻔한 올시즌은 다행히 큰 보약이 됐다.
〈 피닉스=신보순 특파원 b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