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시즌 프로야구가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25% 가량을 소화했다. 개막 전, 대체적으로 4강(두산 삼성 현대 LG)-1중(롯데)-3약(한화 SK 해태)의 형태로 예상됐던 페넌트레이스는 막상 뚜껑을 열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13일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19승2무13패, 0.594)과 6위 해태(16승1무16패, 0.500)의 게임차가 고작 '3'. 3연전 한번으로 덜미를 잡을 수도 있는 거리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
LG의 몰락과 '승수 무상 분배' |
지난해 5월13일 현재 LG의 성적은 18승16패로 승률 5할2푼9리. 당시 매직리그 1위를 질주했다. 선발-중간-마무리가 동시에 붕괴, 악전고투하고 있는 올시즌엔 13일 현재 9승1무24패로 승률 2할7푼3리. 같은 시점서 비교하면 무려 8.5게임이나 차이가 난다. '사라진 8.5게임차'를 1∼6위팀이 나눠가졌다. 상위 6개팀은 올시즌 LG와의 상대 전적서 모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유독 한팀. 롯데만이 LG에 시즌 성적 1승5패로 열세다. 롯데는 개막후 10경기서 5승5패로 선전하다 지난달 17일 1승9패에 허덕이던 LG를 만나 3연전을 모조리 내줬다. 7연패 끝에 헤어났지만 13일 현재 롯데가 7위(13승1무19패, 0.406)서 맴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
'연승은 내가 끊어주마' - 독주가 없다 |
지난해 현대는 5월에만 9연승 행진을 한차례 벌이며 치고 나갔다. 뒤이어 두산이 9연승의 신바람을 냈고, 바통을 이어받은 삼성이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까지 13연승 행진을 벌인 바 있다. 이들 3팀은 페넌트레이스 종료 시점에서 드림-매직 양대리그 통틀어 승률 1,2,3위에 올랐다. 시즌 초중반에 벌어진 게임차를 다른 팀이 따라붙기엔 역부족이었다. 올시즌 최다 연승은 한화의 7연승. 두산과 해태가 5연승 행진을 한차례씩 벌였고, 현대 SK LG는 4연승에서 막혔다. 13일 현재 두산에 승차 없는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3연승이 최고였다. '연승 브레이크'는 팀간의 역학 관계에서도 증명된다. 1위팀 두산은 해태와의 상대 전적서 3승1패로 강했다. 해태는 삼성전서 3연승을 거뒀고, 다시 삼성은 두산과 3승3패로 호각세. 현대는 롯데에 4승1패, 롯데는 한화를 4승2패로 잡았지만 한화는 현대에 2승1패로 우세하다. 물고 물리는 형국이다. |
'카드가 3장이니 쓸만한 패가 들어올 확률이 높다'-외국인선수 보유수 증가 |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3명으로 늘면서 2명만 뽑을 때 보다 당연히 '물건'을 건질 확률이 높아졌다. 올해에는 팀마다 꾸준히 성적을 내주는 '스테디 플레이어'를 한명 이상씩 보유한 상태. '98년의 두산 우즈', '2000년의 LG 해리거'급은 많지 않지만 팀마다 투타 공백이 외국인선수에 의해 상당 부분 메워져 전력 평준화로 이어지고 있다. |
SK 해태 한화의 약진 |
결과가 말해준다. 지난해 드림리그 4위, 승률 4할4푼2리에 머물렀던 해태는 올시즌 '젊은 피' 김성한 감독과 패기 가득한 젊은 선수들이 힘을 합쳐, 승률 5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직리그 3위였던 한화는 '노련함의 대명사'인 이광환 감독을 영입한데다 노장 한용덕 송진우와 이상목 조규수 김수연 등이 조화를 이뤄 승률 5할5푼9리를 달리고 있다. 2000시즌 최저승률(3할3푼8리)팀 SK는 조웅천 조규제 등 투수진 보강과 채종범 강 혁 등 신진 세력이 야구에 눈을 뜨면서 시즌초 17승16패(승률 5할1푼5리)로 '반란의 주역'이 되고 있다. |
접전은 언제까지일까 |
페넌트레이스 133경기를 치른다는 것은 엄청난 집중력과 끈기를 요구한다. 한여름의 피곤한 레이스를 견뎌내지 못할 경우 순식간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 다가오는 6월부터가 고비일 수 밖에 없다. SK 해태 한화가 5할 안팎의 승률을 유지하고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서울팀 LG가 바닥부터 차근차근 치고 올라온다면 올 프로야구는 전무후무한 순위다툼의 미궁 속으로 빠질 전망이다. 〈 김남형 기자 star@〉 |
◆ 5월 13일 현재 8개 구단의 2000, 2001시즌 성적 비교◆
구 단 | 2000시즌 성적(승률, 순위) | 2001시즌 성적(승률, 순위) |
현 대 | 23승10패(0.697, 전체 1위) | 19승15패(0.559, 3위) |
두 산 | 22승10패(0.688, 전체 2위) | 19승2무13패(0.594, 1위) |
삼 성 | 20승12패(0.625, 전체 3위) | 20승14패(0.588, 2위) |
L G | 18승16패(0.529, 전체 4위) | 9승1무24패(0.273, 8위) |
한 화 | 15승19패(0.441, 전체 5위) | 19승15패(0.559, 3위) |
롯 데 | 15승19패(0.441, 전체 5위) | 13승1무19패(0.406, 7위) |
해 태 | 11승22패(0.333, 전체 7위) | 16승1무16패(0.500, 6위) |
S K | 9승25패(0.265, 전체 8위) | 17승1무16패(0.515, 5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