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 ◇ 오릭스 구대성(32)이 13일 도쿄돔 니혼햄전서 4⅔이닝을 8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선보였지만 연장 12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2대2 무승부로 끝나자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도쿄=스포츠닛폰 본사제휴> |
오릭스 구대성(32)이 그동안 꾹꾹 참았던 힘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구대성은 13일 도쿄돔 니혼햄전서 2-2 동점이던 8회 1사후 마운드에 올라 연장 12회까지 4⅔이닝을 7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오릭스 타선 역시 결승점을 뽑지 못해 구대성은 승과 인연이 없었지만, 오랜 휴식기의 후유증 우려를 털고 듬직하게 제모습을 찾아낸 소득은 충분했다..
그러나 전날 11일만의 `컨디션 조절등판'을 치러낸 구대성에게 다음날 시즌 최다 투구수(78개), 최다 이닝 투구를 시킨 오릭스 벤치의 마무리 기용은 여전히 이해할수 없는 의문부호를 남겼다.
8회 등판하자 마자 8번 노구치와 9번 나카무라를 연속 헛스윙삼진으로 잡아낸 구대성은 9회 첫타자 이데 역시 7구만에 삼진으로 낚아 3타자 연속 탈삼진.
최고의 구위를 보여준 이닝은 연장 10회. 다나카와 후지시마, 가네코의 4∼6번 중심타선을 13개의 공으로 삼자범퇴시켰다. 좌우로 꽉꽉 들어찬 컨트롤과 결정구 슬라이더의 예리한 각도가 만점.
10회까지 상대한 8타자에게 모조리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준 구대성은 투구수가 40개에 접어든 11회부터 피로기미를 드러냈다. 2사후 두타자 연속 4구를 내줘 1,2루. 그러나 2번 니혼햄 간판 오가사와라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유일했던 위기를 실점없이 마무리했다.
구대성은 이날 최고 시속이 140㎞에 그쳐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지만, 싱싱하게 살아나는 볼끝과 대담한 몸쪽공이 빼어났다.
니혼햄은 9회 7세이브의 마무리 미라발을 올려 구대성에 맞섰지만, 동점 연장이 이어지자 11회 다테야마로 투수를 바꿨다. 5연승중인 오릭스보다 홈 10연패에 빠진 니혼햄이 훨씬 다급한 경기였지만, 스토퍼를 쓰는 법에 있어서는 파이터스 벤치가 한수위의 냉정함을 보여줬다. < cjmin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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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승민 특파원> 오랜만에 북적북적 모여든 일본 기자들에게 오릭스 구대성(32)은 짤막하게 한마디만 던지고 바삐 도쿄돔을 빠져나갔다. “타자들이 잘 못쳤습니다.”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열흘의 맘고생이 만만치 않았다. 일본 데뷔후 한경기 최다 탈삼진(7)을 잡아내며 호투했지만, 기분좋은 코멘트는 나오지 않았다. 승도, 세이브도 없는 부활 마운드에 딱히 흥분할 이유 역시 없겠지만. -피칭 내용이 썩 훌륭했는데. ▲너무 오래 쉬다 올라간 경기여서 크게 욕심없이 던진다는 기분이었다. 욕심을 부릴만한 경기 상황도 아니었지만. 타자들이 잘 못쳤다. 컨트롤은 괜찮았지만, 아직 스피드가 충분하지는 않다. -갑자기 무리한 것은 아닌가. ▲4이닝 넘게 끝까지 던지게 될 줄은 몰랐다. 특히 내일(14일)부터 계속 3연전(고베 긴테쓰전)이 있는데. 아무래도 오늘 너무 헛심을 많이 썼다.(웃음) -등판 상황이나 간격에 불만은 없는가. ▲팀에 보탬이 되는 투수, 중요할때 믿을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살이 더 빠진 것 같은데. ▲지난 1일 고베를 떠나 열흘넘게 원정여행을 했다. 중간에 많이 던지진 않았지만, 마음이 훨씬 피곤했다. 빨리 집에 돌아가 따뜻한 밥을 먹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