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마시는 술이냐?"
19일 오전 9시 서울 타워호텔 광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전용 버스 기증식의 하이라이트인 `차량안전운행 고사'. 다소 생소한 동양의 제례의식 앞에서 히딩크 감독은 조금 긴장하는 듯했다. `놀라워라(surprise)'를 외치고는 돼지머리에 정성스레 돈을 올린 히딩크 감독은 홍명보가 따라준 막걸리를 받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주위에서는 "원샷!"과 함께 폭소가 터졌지만 히딩크 감독은 술잔을 내려놓고 돗자리를 내려왔다. 히딩크 감독은 고사의 백미인 `돼지머리를 향한 절하기'도 하지 못했다. 이유는 무릎이 시원찮아 절을 할 수 없다는 것. 고사장에서 히딩크 감독이 절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주위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런 결과였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그의 적응 속도에는 일단 합격점에 가까웠다. 한편 이날 기증식에서는 현대자동차 전현찬 부사장이 28인승 최고급 전용버스(2억원 상당)의 열쇠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전무에게 전달했다.
〈 타워호텔=노주환 기자 nog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