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성한 감독이 두문불출이다. 어지간해선 광주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연습장에 나와봐야 속만 끓을테니 차라리 보지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요즘 광주구장에는 신인 선수들과 연습생 몇명이 올망졸망 모여 훈련중이다. 선수협 파동으로 지난 5일부터 선수 전원이 팀 훈련을 보이콧했기 때문. 처음 며칠 동안은 훈련장에 나와 직접 신인들을 다독거렸지만 좀체 흥이 나질 않아 아예 코치들에게 맡겨버렸다고 한다.
지난해말 김응용 감독에 이어 해태의 신임 사령탑에 앉은 그의 의욕은 대단했다. 일본 주니치에서 활약중인 이종범을 데려오기 위해 홀홀단신 일본으로 날아갔다. 은퇴를 선언한 10승대 투수 손 혁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그의 부친과 여러차례 접촉을 갖기도 했다. 또 외국인 투수 물색차 보름 가까이 도미니카의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덕아웃에서 다시 한번 해태의 르네상스를 진두지휘하겠노라"던 최연소 감독의 패기는 역시 당찼다.
그렇지만 현실을 직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선수협 사태로 선수들은 사분오열됐다. 여기에 하와이 전지훈련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은 그나마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던 마지막 의욕마저 꺾어버렸다. 지난해 11월 해태 구단이 제시한 조건(계약금-연봉 각 9000만원)에 군말없이 도장을 찍으면서 김감독은 구단으로부터 '올겨울 하와이에 전훈캠프를 차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돈 몇푼보다는 전력 보강을 위해 반드시 하와이 전지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이마저도 선수협 파동으로 '없었던 일'로 치부될 노릇이니 그의 흉중이 족히 한달은 삭힌 홍어속이 될만도 하다.
김감독은 "구단의 지원이 미약한데다 전력까지 떨어지는 우리 팀으로선 알찬 동계훈련만이 유일한 방법인데…"라며 긴 한숨을 토했다. 〈 류성옥 기자 watchdog@〉
연습장에 나와봐야 속만 끓을테니 차라리 보지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요즘 광주구장에는 신인 선수들과 연습생 몇명이 올망졸망 모여 훈련중이다. 선수협 파동으로 지난 5일부터 선수 전원이 팀 훈련을 보이콧했기 때문. 처음 며칠 동안은 훈련장에 나와 직접 신인들을 다독거렸지만 좀체 흥이 나질 않아 아예 코치들에게 맡겨버렸다고 한다.
지난해말 김응용 감독에 이어 해태의 신임 사령탑에 앉은 그의 의욕은 대단했다. 일본 주니치에서 활약중인 이종범을 데려오기 위해 홀홀단신 일본으로 날아갔다. 은퇴를 선언한 10승대 투수 손 혁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그의 부친과 여러차례 접촉을 갖기도 했다. 또 외국인 투수 물색차 보름 가까이 도미니카의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덕아웃에서 다시 한번 해태의 르네상스를 진두지휘하겠노라"던 최연소 감독의 패기는 역시 당찼다.
그렇지만 현실을 직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선수협 사태로 선수들은 사분오열됐다. 여기에 하와이 전지훈련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은 그나마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던 마지막 의욕마저 꺾어버렸다. 지난해 11월 해태 구단이 제시한 조건(계약금-연봉 각 9000만원)에 군말없이 도장을 찍으면서 김감독은 구단으로부터 '올겨울 하와이에 전훈캠프를 차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돈 몇푼보다는 전력 보강을 위해 반드시 하와이 전지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이마저도 선수협 파동으로 '없었던 일'로 치부될 노릇이니 그의 흉중이 족히 한달은 삭힌 홍어속이 될만도 하다.
김감독은 "구단의 지원이 미약한데다 전력까지 떨어지는 우리 팀으로선 알찬 동계훈련만이 유일한 방법인데…"라며 긴 한숨을 토했다. 〈 류성옥 기자 watchd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