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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불패' 송골매의 비상

2000-12-14 11:23

 창원실내체육관으로 원정가는 팀들은 호랑이보다 무서운 게 있다.
 14일 현재 1위를 달리는 LG 세이커스를 힘껏 밀어주는 홈팬들의 극성스런 응원이 바로 '곶감'이다.
 원정팀들은 LG전을 앞두고 외국인선수들에게 꼭 '안내'한다.
 "창원은 시끄러우니까 마인드콘트롤에 신경써야 한다."
 그러나 막상 홈팬들의 '응원 소용돌이'에 휩쓸리면 아무리 간이 큰 선수라도 실책을 연발하게 된다.
 13일 삼성전도 마찬가지. 전반 한때 16점차로 앞선 삼성은 후반들어 성난 파도처럼 "LG 역전‘"을 외치는 팬들 앞에 허둥댔다. 삼성 김동광 감독의 작전 지시는 함성에 파묻혔다. 결국 연장 끝에 118대115로 역전승한 LG는 관중의 덕을 본 셈.
 이날 창원체육관에는 올시즌 한경기 최다기록인 6968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평균 관중도 3995.4명으로 1위.
 창원에서 농구붐이 뜨거운 이유는 지역내에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기 때문. 55만여명이 살고 있는 창원시는 기껏 소극장 2개가 있고, 연고권을 가진 스포츠종목은 농구가 유일하다.
 관중 뒤에 '님'자를 붙이는 LG 구단은 참신한 마케팅 전략으로 놀이문화에 갈증을 느끼던 주민들을 흡수했다. 응원전도 요란하고 일사불란하다. 송골매 모자와 유니폼을 입은 서포터스를 주축으로 파도타기를 시작하면 몇바퀴를 돈다.
 열성이 지나칠 때도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에서 금지하는 종이 가루를 뿌린다거나 짝짝이를 두드리는 팬들도 있다.
또 NBA처럼 체육관 조명을 완전히 끄고 홈팀을 소개하는 행사에 대해 원정팀들은 "슛거리 잡는 데 불편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개성이 뚜렷한 창원 팬들은 LG의 선두질주를 밀어주며 4시즌 연속 '최다출석' 1위를 차지할 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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