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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사전 접촉 금지조항 '있으나 마나'

2000-12-07 11:46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FA(자유계약선수)의 사전접촉 금지 조항'의 무의미성은 이 한마디로 대변된다. 있기는 하지만 지키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있으나마나한 '사문화된 규정'이 바로 이 조항이다. 올해도 FA를 잡기 위해 나선 팀 중 '사전접촉 금지' 조항을 지켰다고 믿어지는 구단은 하나도 없다.
 홍현우 영입에 성공한 LG. 지난해 김동수를 삼성에 빼앗기면서 "삼성의 사전접촉에 대한 물증이 있다"고 분노했지만 올해는 그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듯 하다. SK의 한 관계자가 6일 저녁 홍현우에게 연락을 했지만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SK는 가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이미 LG와 이야기가 끝났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물증이 없을 뿐, 값진 경험(?)을 바로 실천에 옮긴 셈이다.
 김기태와 홍현우를 모두 놓친 SK도 노련미가 떨어졌을뿐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렵다. 안용태 사장이 "다른 구단의 사전접촉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접촉금지 기간인 6일 홍현우에게 연락을 한 것을 비롯, 그동안 선수들과 많은 접촉을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남 탓을 할 처지가 못된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사전접촉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삼성 역시 올해도 혐의를 벗을 수 없을 것 같다. 홍현우에게 거액을 베팅했다는 소문이 나자 '홍현우 포기 선언'을 했지만 구단관계자가 홍현우와 만나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결론적으로 어느 팀도 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 신보순 기자 b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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