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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타는 미 농구 선수들

2000-11-30 12:55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 등 천만장자 NBA 동료들 사이에서 현대차를 타고 집에서 왕복 80㎞의 거리에 있는 스테이플센터에 출퇴근 하는 농구 선수가 있다. 경비원에게 번번이 신분증을 요구당하는 일에도 이젠 이력이 났다.
 마이크 팬버디(26·1m91). 분명히 LA 레이커스의 12명 로스터에 올라있는 선수다. NBA 최고령 루키인 팬버디는 흑인들이 판치는 농구판에서 보기 드문 백인 가드다.
 팬버디는 멀고도 험한 여정을 거쳐 세계 농구의 최고봉인 NBA까지 도달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가 목회지를 옮길 때마다 떠돌아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 팬버디는 대학 2부 리그 소속인 매스터스 컬리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졸업반이던 97년에는 게임당 27.5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어시스트, 3점슛 등 매스터스 컬리지 농구팀 최고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그러나 2부리그 올스타를 눈여겨보는 스카우트는 아무도 없었다.
 NBA를 향한 팬버디의 고독한 도전은 97년 여름부터 시작됐다. NBA 드래프트에서 이름도 거명되지 않자 그는 인디애나 페이서스팀의 트라이 아웃을 시작으로 아이다호, 독일, 베네수엘라, 쿼드시티, 다시 독일로 떠도는 '농구 방랑자'의 삶이 시작됐다. 97년 여름 시카고 불스가 관심을 보였으나 허벅지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했고, 그후 2부 리그인 CBA 아이다호 스탬피드와 쿼드시티 썬더에서도 부상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독일 리그에서 기량을 쌓고, 베네수엘라에서도 농구를 하면서도 그의 꿈은 오로지 NBA였다.
 그러던 지난 여름 팬버디는 독일팀의 연봉 30만달러 제의를 뿌리치고 NBA캠프에 참가, 마침내 레이커스 필 잭슨 감독의 눈에 들게 됐다. 물론 후보로 게임당 평균 20분 남짓, 7득점이 그의 몫의 전부. 그러나 '평생의 꿈'이던 NBA 플로어에서 항상 몸이 부서질듯 투혼을 불사르는 팬버디의 팬들은 늘어만 간다. 무명의 설움과 잇단 부상을 딛고 일어선 그에게 쏟아지는 갈채에는 감동이 가득 담겼다. < LA=민훈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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