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석정마크써밋스포츠단 펜싱팀 감독이 연탄지게를 지고 백사마을 좁은 골목길을 올라가고 있다. 사진제공=석정마크써밋스포츠단
'펜싱 레전드' 남현희 석정마크써밋스포츠단 펜싱팀(이하 석정스포츠단) 감독과 선수단이 가수 션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온도 1도 올리기' 134번째 연탄봉사에 함께 했다.
남 감독이 이끄는 석정펜싱팀은 10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가까이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연탄 나르기 봉사에 나섰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은 재개발 예정지로 대다수 주민들이 이주를 마쳤지만, 일부 주민들이 아직 남아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분투중이다.
남 감독을 통해 봉사 소식을 전해들은 이창섭 석정스포츠단 구단주(석정도시개발 회장)는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을 통해 연탄 1250장을 선뜻 기부했고, 이날 남 감독-공효석(전 사이클 국가대표) 부부를 필두로 석정스포츠단 펜싱팀이 연탄 봉사에 팔을 걷어부쳤다.
가수 션의 주도로 모인 봉사자 50여 명과 석정스포츠단 이상기 코치, 정길옥, 오지혜, 최한솔, 김가영, 김규리 등 선수단, 경기도청 컬링팀, 육상선수 장호준 등이 의기투합했다. 션이 자신의 SNS를 통해 "연탄 4000장 나눔 클리어!"를 알린 이날, 석정스포츠단은 1250장 미션을 책임졌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들은 연탄 수레를 끌고, 연탄 지게를 등에 진 채 고지대 좁은 골목을 쉼없이 오르내렸다. 궂은 날씨 속에 비와 땀이 범벅이 됐지만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백사마을 주민들도 남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에게 따뜻한 차를 건네며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남 감독은 "아직도 연탄을 때는 집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곧 눈이 내리고 추워지니 하루 빨리 연탄을 쌓아드려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면서 "따뜻한 겨울을 나시는 데 작으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남 감독은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로서의 책임감, 나눔의 보람을 이야기했다. "선수 시절 국민들로부터 받은 응원과 사랑을, 나눔을 통해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마음처럼 쉽진 않았다"면서 "이창섭 석정 구단주님의 기부, 가수 션과 남편(공효석)의 도움으로 좋은 기회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 우리 석정 마크써밋스포츠단 선수들 모두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뿌듯함을 느낀 하루였다"고 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도움의 손길이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이 있다. 앞으로도 우리 석정펜싱팀은 좋은 일에 꾸준히 참여하겠다. 많은 분들도 동참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석정스포츠단 구단주' 이창섭 석정도시개발 회장 역시 봉사활동에 참여한 선수들을 격려하며 나눔의 의지를 전했다. "개발사업을 하는 기업가의 한 사람으로서, 재개발 예정지에 남아 혹독한 겨울을 나야 하는 원주민들에게 책임 의식을 느낀다. 앞으로도 전직원들과 함께 크고 작은 기부,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약속과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향한 지속적 관심과 후원을 다짐했다.
이 회장은 사랑의열매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 나눔 문화의 확산에 힘써왔다. 지역사회 기부, 복지시설 후원, 장학사업을 소리없이 이어온 이 회장은 최근 비인기종목, 스포츠 꿈나무 육성에도 특별한 관심과 함께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7월 대한민국 스포츠 유망주 육성을 위해 석정스포츠단 펜싱팀을 창단해 '레전드' 남현희 감독을 펜싱 사상 첫 여성 사령탑에 선임했고, 유승민 IOC위원이 이끄는 대한탁구협회에 2년간 연 2억원 후원을 약정한 바 있다. "남이 인정해주지 않고, 깊이 들여다 보지 않는 곳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서 팀을 창단했다. 여러분은 앞날 걱정없이 운동에만 매진해달라. 나는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던 '키다리아저씨' 회장님의 나눔 정신이 '신생' 석정스포츠단의 아름다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