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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현정화 마사회 감독"'34세 맏언니'서효원의 8강,후배들에 큰귀감"[인터뷰]

전영지 기자

입력 2021-11-27 10:47

수정 2021-11-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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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현정화 마사회 감독"'34세 맏언니'서효원의 8강,후배들에 큰귀…


"서효원의 세계선수권 8강은 많은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총감독이 '애제자' 서효원(34·한국마사회·세계 22위)의 세계선수권 첫 8강행 쾌거에 흐뭇함을 표했다.

'공격하는 수비수' 서효원은 27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힐튼호텔 내 조지R브라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세계탁구선수권 파이널 여자단식 16강에서 '홍콩 에이스' 두호이켐(24·세계 13위)을 게임스코어 4대1(11-9, 11-9, 10-12, 11-9, 11-9)로 꺾고 8강에 올랐다. 2009년 요코하마 대회 당예서(현 대한항공 코치) 이후 12년만에 여자단식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20대 중반의 서효원을 영입해 10년새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키워낸 '레전드' 현정화 감독은 "보세요, 효원이는 이렇게 능력이 있는 선수라니까요!"라는 한마디와 함께 애제자의 8강행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제가 늘 강조하지만 (서)효원이는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장점이 뚜렷하고, 이길 선수는 반드시 이기는 선수"라고 했다.

현 감독은 두호이켐과의 16강전을 앞두고 서효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포핸드 커트에 대한 작전을 주문했고 맥락없이 커트하지 말것, 중요한 포인트에선 선공을 날릴 것을 주문했는데 효원이가 잘해줬다"고 귀띔했다.

현 감독은 도쿄올림픽 선발전 탈락으로 인한 시련이 서효원에게 큰 자극이 됐다고 봤다. "우리끼리 농담반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라'고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극을 받지 않았다면 선수가 아니다. 이후 세계선수권 준비를 정말 잘했다"고 했다. "도쿄올림픽 선발전서 떨어진 후 효원이와 면담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더해보겠다고 했다. 선수는 마무리가 중요하다. 지도자로서 선배로서 당연히 최선을 다해 받쳐주기로 했다"며 애제자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현 감독은 "34세의 서효원이 한국 여자탁구 12년만의 8강행" 을 이룬 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선수 경력 후반기에 성적을 낸다는 것은 그 선수의 성향을 말해준다. 꾸준하게 선수생활을 열심히 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어릴 때 반짝 성적이 나는 선수들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 선수가 계속해서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뜻이다. 기복이 있거나 내공이 없다면 절대로 이를 수 없는 경지다. 나 역시 선수 생활 마지막 대회를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오상은, 주세혁 모두 그런 선수들이다. 성실하게 굳건하게 시련에 굴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맺을 수 있었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회 서효원의 8강은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효원이는 수비수다. 수비수는 공격수들과는 또 다르다. 갖은 시련과 부상에도 '속없이' 노력해온 과정을 기억해야 한다. 탁구밖에 모르는 '탁구바보'다. 효원이의 8강을 보면서 마음이 짠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서효원은 8강에서 '중국 에이스' 세계 2위 쑨잉샤와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1993년 예테보리 대회 여자단식 챔피언' 현 감독은 "메달을 따려면 한번은 중국을 꺾어줘야 한다"고 했다.

"쑨잉샤는 중국선수 중에도 효원이가 가장 해볼 만한 상대"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서효원은 지난해 ITTF 파이널스 8강에서 쑨잉샤와 접전 끝에 2대4로 패한 적이 있다. 게임스코어 2-2로 팽팽하던 5게임, 10-8로 앞서다 11-13으로 내주며 석패했다.

현 감독은 "쑨잉샤와의 경기도 오늘처럼 효원이의 장점을 발휘하면 해볼 만하다. 제아무리 중국선수라 하더라도 수비수와 공격수는 결국 기싸움을 계속 해야 한다. 대책없이 수비만 해선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작전, 계획을 잘 준비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건넸다.

애제자가 12년만의 8강행을 이뤘건만 '레전드 탁구여제'는 칭찬을 아꼈다. "칭찬은 지금 하지 않겠다"고 했다. "16강, 8강은 아무것도 아니다. 결국 중국을 꺾고 메달을 따야 한다. (효원이가) 메이저대회 단식 메달 하나는 따고 은퇴하길 바란다. '국가대표' '탁구얼짱' 서효원만으론 만족할 수 없다. 메달리스트 서효원으로 한국 여자탁구 역사에 기억되는 선수로 남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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