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르 금메달리스트 구본길(32·국민체육진흥공단)이 코로나19 확진 소식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구본길은 지난 8일 국제펜싱연맹(FIE) 오를레앙 사브르 그랑프리 출전을 위해 프랑스로 출국했다. 9일 몸살기를 느꼈지만 첫 PCR 검사에서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대회 전날인 12일 검사에서 양성, 확진 판정을 받으며 대회 출전이 불발됐다. 13일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 맏형' 김정환이 시즌 첫 우승, 막내 오상욱이 3위에 오른 직후 귀국했고, 구본길은 오를레앙 호텔에 남았다. 원우영 대표팀 코치가 선수 보호를 위해 호텔 옆방에 함께 남았다.
구본길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3연패 위업을 쓴 레전드다. "의심하지 마!"라는 자신감 넘치는 유행어를 보유한 '본투길' 구본길은 맏형 김정환과 막내 오상욱 사이에서 확실한 중심을 잡는 든든한 에이스다.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합작한 '절친 선배' 원우영 코치와 함께 결의를 다지던 중 뜻밖에 찾아온 코로나 악재에도 구본길은 의연했다. "액땜했다고 생각한다. 친한 스님이 올해 '나가는 삼재'라고 하셨는데 앞으로 고속도로 달릴 일만 남았다"며 특유의 긍정청년다운 면모를 보였다. 구본길은 "올해 정말 바쁘게 달려왔는데 모처럼 쉬면서 여유를 갖고 몸을 추스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구본길은 자신의 SNS에 대한펜싱협회가 대표팀에 지원한 즉석밥, 한식 밀키트 등을 찍어올리고 '마지막 삼재 액땜이라 생각하자. 이겨내고 한국 가자'고 썼다. 역시 협회가 지원한 자가진단 키트에 음성 결과가 나온 사진을 공개한 후 '난 절대 쓰러지지 않아!'라며 어펜저스다운 패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