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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어펜저스 맏형'김정환 세계3위 '랭킹 역주행'...원우영 코치 데뷔전 우승선물!

전영지 기자

입력 2021-11-16 01:12

수정 2021-11-16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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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어펜저스 맏형'김정환 세계3위 '랭킹 역주행'...원우영 코치 …
김정환과 오상욱이 프랑스 오를레앙 그랑프리에서 각각 1-3위에 올랐다. 런던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출신 레전드로 첫 대표팀 지도자에 선임된 '절친 선배' 원우영 코치에게 트로피를 건넨 후 시상대에서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출처=FIE

'어펜저스의 맏형'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의 새시즌 랭킹 역주행이 시작됐다.



김정환은 14일(한국시각) 막을 내린 프랑스 오를레앙 그랑프리 누오마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이탈리아 에이스 루카 쿠라톨리(27·세계 9위)를 15대3으로 가볍게 돌려세우고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정환은 8강에서 조지아의 산드로 바자제를 15대 12로 꺾은 후 4강에서 '룸메이트 후배' 오상욱(25·성남시청)을 15대13으로 물리쳤다. '한솥밥' 후배를 꺾고 결승에 오른 만큼 맏형 김정환은 결연했다. 결승에서 초반 7-1까지 앞서나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탈리아 톱랭커를 상대로 단 3번의 공격만을 허용하는 압도적 경기력으로 반박불가, 절대적인 우승을 완성했다. 도쿄올림픽 개인전에서 나홀로 동메달을 목에 건 후 단체전에서 후배들과 9년만의 금메달을 합작한 김정환의 실력은 새 시즌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무엇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빚어낸 절친 선배, 원우영 코치가 대표팀에 부임한 첫 대회에서 값진 우승을 선물하며 최강 케미를 유감없이 뽐냈다.

이번 우승은 '백전노장 그랜드슬래머' 김정환의 통산 5번째 그랑프리 대회 정상이다. 2017년 3월 31일 서울에서 열린 SK그랑프리에서 금메달을 따낸 지 4년8개월만이다. 1983년생, 한국나이 39세 김정환의 최근 활약상은 믿을 수 없이 놀랍다. 철저한 체력 관리, 매경기 모든 것을 쏟아붓는 투혼, 베테랑다운 노련하고 영리한 경기운영과 강인한 멘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번 우승과 함께 김정환의 세계 랭킹은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번 대회 동메달리스트 오상욱이 2위, '올림픽 3연패' 아론 실라지(헝가리)가 1위다. 2015~2016시즌 세계 랭킹 1위, 2013~2014시즌, 2014~2015시즌 세계 랭킹 2위, 2017~2018시즌 세계 랭킹 3위를 기록하며 국제펜싱연맹(FIE)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월드클래스' 김정환이 또다시 세계 톱3 랭커로 우뚝 섰다. 세월을 잊은 베테랑의 랭킹 역주행이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국제펜싱연맹(FIE) 역시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한국의 김(Korea's Kim)'이 오를레앙 그랑프리에서 우승했다"고 대서특필했다. 세계 펜싱계에서 '한국의 김'은 곧 김정환을 말한다.

FIE는 공식 SNS에 김정환의 우승 인터뷰도 찍어올렸다.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3년 후 파리올림픽 참가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김정환은 FIE 인터뷰에서도 '펜싱신사'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시즌 첫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기분이 좋다"면서도 "(결승 상대) 쿠라톨리는 실력이 정말 좋은 선수이고 예전부터 많이 경기를 해봤다. 오늘은 내게 운이 많이 따랐다"며 상대를 예우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한 질문에 김정환은 "파리올림픽은 3년 뒤다. 지금 거론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을 아낀 후 "내년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팀 동료, 동생들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 한국은 8강에 김정환, 오상욱, 김준호 등 무려 3명이 이름을 올리며 도쿄올림픽 이후에도 건재한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의 힘을 유감없이 뽐냈다. 원우영호의 성공적인 데뷔전, 시상대에서 김정환과 오상욱은 빛나는 트로피를 원 코치에게 직접 헌정하며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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